[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여야가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내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반면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아쉬운 결과라는 목소리다.
22일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첫 번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을 환영한다"며 "양국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동의하며, 2018년 판문점선언과 북미 싱가포르 회담의 성과를 이어가기로 한 것은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수용한 것으로 외교노력의 결실"이라고 밝혔다.
또 고 수석대변인은 "국군과 미군에 대한 동맹차원의 코로나19 백신 직접 지원, 미국의 백신 핵심기술과 한국의 바이오생산 능력을 결합하는 '포괄적 파트너십'은 한국뿐 아니라 인도 태평양 지역의 코로나 종식을 앞당기게 될 글로벌 협력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42년간 묵은 숙제로 남아있던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와 해외원전 공동진출이라는 협의 성과를 낸 외교당국의 노고도 치하한다"며 "문 대통령이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명예훈장을 직접 수여하고,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던 워싱턴 추모의 벽이 착공하게 된 것을 축하하며 미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다시 한 번 기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송영길 대표 체제에서 핵심 어젠다로 제시한 백신, 기후변화, 해외 원전 시장 공동진출을 위한 협력, 남북관계 개선 과제들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깊이있게 논의되고 결실을 맺은 것을 의미있게 생각한다"며 "향후 후속조치들이 속도감 있게 실현될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를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포괄적 파트너십 구축과 55만명 한국군에 대한 백신 지원,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선언에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던 정상회담이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야당으로서는 남은 과제들의 대한 지적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 구축 방안은 구체적 계획이 미흡해 백신 수급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달랠 수 있을지 여전히 걱정으로 남는다"며 "어떤 현안보다 국민의 안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구체적인 계획을 내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선언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또 하나의 유의미한 결과로 평가한다"면서도 "우리정부는 이를 한반도 안보강화와 북한의 핵 억지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이 싱가포르 공동성명과 판문점 선언을 존중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북한이 바라는 것을 모두 줄 수는 없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처럼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저자세에 동조하겠다는 뜻이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한 만큼 오늘의 정상회담이 그동안 다소 소원했던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다지고 새로운 한미관계의 패러다임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이번 방미과정에서 기꺼이 44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에 나선 기업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민의힘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정부와의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이번 정상회담이 바이든 대북정책에서 밝혔던 '실용적 접근, 단계적 접근, 외교적 해결'이라는 방향만 반복적으로 언급했을 뿐 정작 중요한 문제였던 '구체적 행동계획'이 논의조차 안됐다고 비판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대북정책에 한미일 공통의견이 반영됐다고 하지만 대북정책을 주도하고 결정하는 것은 결국 미국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에서 '구체적 행동계획'을 제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 촉구와 외교적 노력을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대만해협 평화 유지, 퀴드 지역다자주의, 미사일지침 종료 합의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우리 정부가 미중갈등 사이에 끼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중국과의 외교문제를 비롯한 군사적, 경제적 긴장 국면이 초래될 것으로 매우 우려가 큳"고 비판했다.
백신 협력에 대해선 "큰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적으로 파격은 없었다"며 "반도체, 배터리 등 한국 기업의 44조원 대규모 투자에 비해 미국이 내놓은 포괄적 백신파트너십에는 구체적 목표치가 제시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향적 합의를 기대했지만 역시나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해 유감"이라며 "P4G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정부가 기후위기를 진짜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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