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열린 ‘딜 클로징(Deal Closing)’ 기념식에서 강희석 SSG닷컴 대표이사(오른쪽)와 송인준 IMM 프라이빗에쿼티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SG닷컴 제공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유통업계가 패션 플랫폼 인수합병(M&A)과 협력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큰 패션 분야에서 안정권에 접어든 플랫폼을 사들여 주요 소비층이 될 MZ세대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스타일쉐어와 그 자회사 이십구센치(29CM)를 3000억원에 인수한다. 양사는 지난 17일 업무협약(MOU)을 맺고 인수 절차에 돌입했다. 양사의 핵심 고객층과 주요 입점 브랜드가 다른 만큼 이번 인수로 다양한 고객층을 아우르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 도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SG닷컴도 지난 11일 '딜 클로징(Deal Closing)'을 열고 W컨셉 지분 100% 매매대금 지급을 완료했다. SSG닷컴은 W컨셉을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기존 인력 전원을 고용 승계해 본격적인 패션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W컨셉이 기존에 보유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플랫폼을 별도로 운영하되, 각각의 플랫폼이 보유한 인기 브랜드와 상품을 다른 플랫폼에 추가해 구색을 확대하고 MZ세대 구매 접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카카오(035720)도 최근 '카카오스타일'을 운영하는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과 합병하기로 했다. 7월 1일 출범하는 합병법인은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된다. 합병법인 대표는 크로키닷컴 서정훈 대표가 맡는다.지그재그의 이용자 70% 이상이 10~20대 여성으로, 카카오와 주 이용자가 달라 합병 후 저변 확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무신사는 고객 편의성 확대와 접점 기회를 늘리기 위해
GS리테일(007070)과 손을 잡았다. 양사는 무신사 스토어 이용 고객이 GS25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편리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현금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상반기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무신사가 자체 브랜드로 전개하는 모던 베이식 캐주얼웨어 ‘무신사 스탠다드’를 GS리테일이 전개하는 오프라인 플랫폼과 제휴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 가운데 패션 부문은 전년 대비 7.5% 성장에 그쳤다. 이는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율(18%)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가전·식품 부문 매출이 50%가량 성장한 것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그러나
삼성물산(028260),
LF(093050) 등 국내 패션 대기업이 매출 하락과 대조적으로 10~30대가 주로 이용하는 패션 전문 플랫폼은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무신사 거래액은 1조2000억원, 지그재그 8500억원, 에이블리 3800억원, W컨셉 3000억원, 브랜디 3000억원 등을 기록했다. 무신사와 지그재그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51%, 25% 상승했다.
MZ세대 공략에 성공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트렌드를 빨리 반영할 수 있는 제조 시스템으로 패션업계 트렌드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스타일링 큐레이션과 신생 브랜드 발굴 전략도 주효했다.
M&A 이후 빅데이터 시스템 등 다양한 이슈 등을 잘 통합하는 시너지 확보가 가장 중요할 전망이다. 각 플랫폼의 정체성을 살린 결합을 통해 구매 접점을 늘리고, 서로 보완재의 기능을 하는 마케팅 등이 이뤄지는 것이 관건이다. 향후 시장 점유율을 확보와 글로벌 진출 기반 마련을 위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업체별 상품 브랜드력과 온라인·중국 시장에서 채널 대응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5인 이상 집합금지 해제와 함께 하반기쯤 국내 의류 소비는 한 번 더 강한 반등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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