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저축은행 과반 고금리대출 중단 러쉬
38곳 중 21곳 연 20% 초과대출 판매 중지…저신용자 자금난 현실화
2021-04-22 15:12:40 2021-04-22 17:38:41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연이율 20% 초과 대출 판매를 선제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표준 여신거래기본약관에 따라 대출금리 인하가 소급 적용될 경우 수익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적 대출 상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당분간 저신용자의 자금난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한 절반 이상의 저축은행에서 연이율 20% 초과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지점. 사진/뉴시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한 38개 저축은행 가운데 21개사에서 연리 20% 초과 대출 취급을 중지했다. 절반이 넘는 업체가 고금리 대출 판매에 손을 뗐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올수록 고금리 대출 판매를 중단하는 업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가계신용대출을 판매한 36개 업체 중 절반에 가까운 17(47%)에서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커졌다. 지난해 12월에는 36개 업체 중 16(44%)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타업권보다 빠르게 고금리 대출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여신거래기본약관이 적용되는 영향이 크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약관 개정을 통해 2018년 11월 이후부터 체결 및 갱신·연장되는 대출 약정에 대해 최고금리 인하 시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은 최고금리가 내려갈 때마다 기대출에 대해서 자동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 저축은행업계는 고금리 대출을 그대로 판매할 경우 운영비용 대비 수익이 감소할 수 있어 미리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체별로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취급 중단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신용 차주를 보유 여력이 큰 만큼 고객 포트폴리오를 신속하게 전환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JT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연 20% 이상 대출 취급을 중지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연이율 20% 초과 대출이 전체 가계신용대출에서 41%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3월부터는 아예 취급하지 않았다.
 
반면 지역 소재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여전히 고금리 대출 취급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지역 경기 침체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고신용 차주를 확보하기 어려운 영업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전북 소재 스타저축은행의 연리 20% 초과 대출 비중은 76%에 달했다. 인천 소재 인성저축은행도 연 20% 초과 대출 비중이 71% 수준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저신용자 대출 취급이 어려워지면서 중신용자 고객 중심으로 영업 기조가 바뀔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공적 대출이 지원되기 전까지 당분간 저신용자들은 자금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자 대상 대출 취급이 줄어드는 반면 중금리 대출 상품 확대와 금리 인하로 중신용자 위주로 취급고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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