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없는 HAAH, 쌍용차 ‘법정관리’ 위기 고조
시한까지 투자의향서 미제출…P플랜 신청계획 차질
2021-04-01 15:39:51 2021-04-01 15:39:51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쌍용자동차의 인수 후보자인 HAAH오토모티브가 법원이 요구한 시한까지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HAAH가 투자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쌍용차(003620)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날 오후 3시30분까지 HAAH로부터 LOI를 받지 못했다. 앞서 회생법원은 쌍용차에 지난달 31일까지 잠재적 투자자와의 LOI를 제출하라는 보정 명령을 했다. HAAH는 지난달 31일(미국 현지시간)까지 LOI를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양국 간 시차와 업무시간을 감안하면 쌍용차는 HAAH로부터 이날 오전 LOI를 받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쌍용차는 당초 모기업인 마힌드라그룹 및 HAAH와 사전회생계획안(P플랜)에 대한 협의를 빠르게 마무리한 후 채권자 동의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었다. P플랜에는 마힌드라가 감자를 통해 쌍용차 지분을 75%에서 25%로 낮추고 HAAH가 2억5000만달러(약 28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1% 지분으로 대주주가 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다만 HAAH는 투자 조건으로 산업은행이 동일한 금액을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산은은 HAAH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포함된 회생계획안이 마련되야 금융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HAAH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쌍용차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평택공장 정문 모습. 사진/쌍용차
 
HAAH와 전략적 투자자들은 쌍용차의 경영개선 가능성이나 37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7년 653억, 2018년 642억원에서 2019년 2819억원, 2020년 4494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출액은 2017년 3조4946억원에서 지난해 2조9502억원으로 감소했다.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111.8%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쌍용차가 이날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못했지만 법원이 당장 법정관리 절차로 돌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 관계자는 “쌍용차가 제출한 보정서 내용을 검토하고 채권단과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한 후 판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측도 “HAAH와 투자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법원도 쌍용차에 시간을 계속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말 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결정 신청을 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올해 2월28일까지 연기했고 다시 한달 간 기한을 연장한 바 있다. 만약 HAAH가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밝히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쌍용차는 전날 경기도 평택시 동삭로 455-12 외 165개 필지에 대한 자산 재평가를 하겠다고 공시했다. 재평가 목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한 자산의 실질기차 반영과 자산 및 자본증대효과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다. 장부가액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약 4026억원이지만 최근 평택 주변 땅값이 상승하면서 자산 재평가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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