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펫시장 진출…시장은 커지는데 성과는 '글쎄'
수입 브랜드 벽 높아 매출·시장점유율 낮아…철수하거나 버티거나
2021-03-17 16:27:59 2021-03-17 16:28:04
롯데마트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반려동물 용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제공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이 넘으면서 시장 규모가 2027년에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펫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브랜드 선호 경향으로 관련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통망 채널 사업을 하는 업체들은 멤버십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을 위한 멤버십인 '펫클럽'을 오픈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반려동물 관련 용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부담 없이 반려동물 사료와 용품들을 구매할 수 있도록 클럽을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려묘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롯데마트 '반려묘 간식' 매출은 올해 전년 동기 대비 31.1% 신장했다. 
 
유통망을 가진 업체 중에서는 이마트가 2010년 가장 먼저 반려동물 전문 매장인 '몰리스펫샵'을 선보였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과 5% 미만에 불과한 미미한 시장 점유율로 한때 시장에서 잠재 매물로 거론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애완용 동물 및 관련 용품 소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일며 파고를 겪기도 했다.
 
이후 멤버십 프로그램인 '댕냥이클럽'을 론칭하고, 최근에는 SSG닷컴이 이마트 성수점 내 '몰리스' 매장에서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는 등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2019년 '마이 펫 클럽'을 론칭하고 매월 펫 상품에 대한 단독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GS리테일은 2017년 프리미엄 반려견 간식을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출시하며 반려동물 시장에 진입했다. 2018년에는 '펫츠비'란 반려동물용품 업체를 종속회사로 편입시키고 2년간 팻츠비 지분율을 62.6%까지 늘리면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오프라인 유통망과 온라인몰 등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펫사료와 펫푸드 사업을 하는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 등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여전히 높은 해외 업체 점유율로 고전하고 있다. 반려동물 전문점이나 동물병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신규 사업자 진입이 쉽지 않고, 이미 익숙한 사료를 쉽게 바꾸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실제로 동원 F&B의 지난해 펫푸드 부문의 매출은 300억원 수준으로 목표치인 1000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하림그룹은 2017년 하림펫푸드를 설립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2019년 기준 누적 적자만 181억원에 이른다. 
 
경영적 판단에 따라 사업을 중단하거나 철수한 곳도 있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비상경영을 발표한 뒤 연간 매출 100억원에 그친 펫사업을 정리했다. 빙그레 역시 2018년 유제품 생산 노하우를 활용해 반려동물 전용 우유인 '펫밀크'를 출시했지만 일년 반 만에 펫푸드 사업을 접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성과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해당 분야 육성을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면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차별화된 제품력을 바탕으로 소비자 접점 채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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