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출국금지와 관련한 의혹 중 검사 사건을 검찰에 다시 이첩하기로 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12일 공식 SNS를 통해 "수원지검으로부터 이첩받은 사건의 처리 방향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검찰에 이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사는 공정해야 하는 동시에 공정하게 보여야 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설립 초기의 공수처가 수사팀 구성을 위해 3주~4주를 소요하면서 동시에 이 사건 수사를 진행한다고 하는 것이 자칫 공수처 수사에 대해 불필요한 공정성 논란을 야기하거나 이로 인해 수사 공백이 초래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이 사건의 처리와 관련해 제일 먼저 고려한 것은 공수처란 제도가 만들어지고 공수처법이 제정된 취지"라며 "공수처는 바로 이런 종류의 사건을 수사하라고 만들어진 제도이고, 특히 공수처법 25조 2항은 소위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문제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이첩받은 사건을 공수처가 직접 수사하는 것이 원칙이라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공수처가 현재 검사와 수사관을 선발하는 중으로 3주~4주 이상 소요될 수 있으므로 수사에 전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여건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런 점 때문에 다른 수사기관, 특히 검찰에서 수사 인력을 파견받아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며 "그러나 검사를 파견받아 수사하는 것이 공수처법의 취지에 맞는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에 따라 공수처법 24조 3항에 따라 공수처장의 재량으로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하는 선택지도 검토했다"며 "경찰에 이첩하거나 검찰에 이첩하는 방안인데, 특히 경찰에 이첩하는 경우 경찰의 현실적인 수사 여건, 검찰과 관계 하에서의 그동안의 사건 처리 관행 등도 고려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울러 이상의 방안들에 대해 그동안 여러분의 의견을 들었고, 최근에 불거진 LH 의혹 사건에서 보듯이 공정한 수사를 요청하는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도 경청했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이 사건과 같은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공수처 제도의 취지나 공수처법의 취지에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현재 수사처가 구성 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서 고심 끝에 수사처가 구성될 때까지 이 사건을 검찰 수사팀에 다시 이첩해 수사를 계속하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국민 여러분의 너른 이해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수원지검은 지난 3일 공수처법 25조 2항에 따라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된 사건 중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 등 검사에 대한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
공수처법 25조 2항은 '공수처 외의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그 수사기관의 장은 사건을 수사처에 이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후 공수처는 사건 기록을 확인하면서 △공수처 직접 수사 △검찰 재이첩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이첩 등 처리 방안을 검토해 왔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12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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