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로 인해 가동을 멈춘
삼성전자(005930)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S2)의 셧다운 여파가 길어지고 있다. 삼성은 빠른 재가동을 위해 애쓰고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은 더 커질 전망이다.
텍사스 주 오스틴 지역방송 'KXAN'은 22일(현지시간) "삼성전자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오스틴 공장의 전원이 복구됐고 가능한 한 빨리 운영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가동 중단으로 인해 삼성 등 일부 업체가 수백만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초 삼성전자는 오스틴 전력회사 오스틴 에너지로부터 이번 전력 공급 중단 기간을 사흘로 통보받았다. 하지만 지난 16일 오후 4시 가동을 멈춘 이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재개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 전기 부족 외에 용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텍사스 주 사정과 가동을 위한 재정비 등으로 인해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1일 "지난 19일부터 오스틴 공장라인이 가동 준비를 하고 전력 복구가 점진적으로 이뤄진다고 볼 때 가동을 위해서는 앞으로 최소 일주일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사업 진출 이후 처음으로 공장 가동 전면 중단이라는 된서리를 맞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시련의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재가동 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손실은 더 커지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3월 평택사업장에서 불과 30분 미만의 정전이 발생했을 당시 삼성전자는 약 5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2월 화성사업장에서 정전이 발생했을 때에도 수십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한다.
삼성전자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가동 중단 이후 화성·기흥·평택사업장 임직원과 협력업체 기술진을 오스틴으로 급파한 것도 재가동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서다. 이처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기상 악화에 따른 전력·용수 문제는 삼성이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만큼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재가동을 위해서는 당장 화학물질 상태를 살펴볼 것이고 웨이퍼 상태를 보면서 살릴 수 있는지, 못 살리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사전에 통보를 받은 만큼 갑자기 정전된 경우보다는 피해가 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가 천문학에 달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 정도의 피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스틴 라인 재개 시점과 손해액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재개 시점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미국 정부가 텍사스 주를 중대 재난 지역으로 선포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손해액을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오스틴에서 65나노미터(nm·10억분의 1m)부터 14나노미터급 공정을 기반으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를 비롯해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 이미지센서, 무선주파수(RF) 칩, 가전용 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MCU)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매출의 5.5%에 해당하는 약 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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