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지주계 저축은행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0%대로 낮췄다. 지방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지주계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지주계 저축은행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이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0%대로 낮췄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점포. 사진/뉴시스
1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아주저축은행)은 지난달 정기예금, 비대면정기예금, e정기예금 등 6개월 만기 예금상품 금리를 0.8%로 내렸다. 만기 1년 이상 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동시에 낮췄다. 비대면정기예금 및 e정기예금 상품은 1.6%에서 1.3%로, 일반 정기예금 상품은 1.5%도 1.3%로 인하됐다.
타 지주계 저축은행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이날 기준 신한저축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4%, KB저축은행 1.3%, 하나저축은행 1.4%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예금 상품 운영 전략과도 상반된다. 지난해 12월에는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1.7%에서 2.15%로, 비대면상품은 1.8%에서 2.25%로 인상한 바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급격히 낮춘 것은 지난해 우리금융 편입에 맞춰 사업 전략을 바꾸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통상 지주계 저축은행은 타 저축은행보다 고신용자 위주로 사업을 운영한다. 고신용자의 경우 저신용자 대비 리스크가 낮아 대출금리가 낮게 적용되는 만큼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그에 맞춰 낮출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이 과거 아주저축은행 시절 유지하던 고객층을 고신용자 위주로 재편하면서 금리도 조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우리금융저축은행은 타 지주계 저축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저신용자 고객 비중이 높다.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대별 취급비중을 보면, '16% 초과~18% 이하' 비중이 70.7%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KB저축은행의 경우 '14% 이하' 비중이 약 70%를 차지해 상위 고객층이 두텁다. 이밖에 신한저축은행은 '14% 이하' 비중이 26.1%, 하나저축은행은 26.4%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도 타 지주계 저축은행처럼 주요 타깃 고객군을 고신용 고객 위주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이미 그룹사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 대출 심사에서 탈락한 고객을 저축은행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다른 지주계 저축은행처럼 그룹 계열사와 전산망을 통합하고 연계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아주저축은행을 손자회사로 편입하고 사명을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바꿨다. 추후 자회사로 전환해 시너지 창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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