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DMC에 개발될 복합 롯데쇼핑몰 부지.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8년째 표류하던 롯데그룹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복합쇼핑몰 개발 사업이 본격화됐지만, 롯데는 마냥 반색하기엔 조심스럽다. 서울시의 뒤늦은 결정으로 적기를 놓쳤고,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 매출 감소가 커지는 상황에서 사업을 꾸려나가게 됐기 때문이다.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지난 27일 롯데쇼핑의 상암 롯데몰 심의를 가결했다. 이후 교통영향평가, 건축심의 등 인허가 절차 등을 거쳐 이르면 2025년 운영이 가능하다. 이번 세부개발계획안은 전체 필지 중 판매시설 비율이 36.1%로, 당초 롯데가 제시한 안보다 절반 수준 이상 줄었다. 사업 위험을 다소 낮췄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복합 쇼핑몰의 경쟁력이 반감되고 있어 전적으로 환영하긴 힘든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외출 자제 등으로 전년보다 3.6%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매출 역시 같은 시기와 비교해 4.4%가 줄었다.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비대면 소비가 증가로 18.4%가 늘었다.
롯데는 이같은 소비행태 변화에 발맞춰 주력 사업인 오프라인 비율을 점차 낮추고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4월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을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경쟁에 돌입하는 한편, 수익성 제고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의 30%에 달하는 200여개 점포를 향후 3~5년 이내에 닫을 예정이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2월 1일부로 롯데자산개발에 운영하던 롯데몰 6개를 롯데쇼핑으로 이관한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스타필드나 롯데몰 같은 복합쇼핑몰에 대해 월 2회 공휴일 휴업을 의무화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허가 시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 사업이 계속 지연되다가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된 건 아쉬운 감이 있다"면서 "판매시설 비율이 준 게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상암 롯데몰 사업은 2013년 롯데가 지하철 DMC역 인근 부지2만644㎡를 서울시로부터 1971억7400만원에 매입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시는 인근 전통시장과 상생 이슈를 앞세워 주변 상인들의 동의서를 받아오라고 요청하는 등 세부개발계획안 심의를 보류했다. 이 사안은 2019년 감사원 감사로 이어졌으며, 감사원은 복합 쇼핑몰 인허가를 지연하는 서울시 행정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롯데가 지난해 6월 마포구청에 재승인을 요청하고, 수정안을 제출한 뒤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다시 속도를 내게 됐다.
사진/롯데지주 제공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