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장바구니 물가 폭등 조짐…가격안정 대책 필요
2021-01-13 06:00:00 2021-01-13 06:00:00
새해 들어 생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 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닭과 오리고기 가격까지 오르면서 서민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어간 대형마트도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에 따르면 지난 11일 전국 평균 계란 한 판(특란 30개) 소매가격은 6106원이다. 계란 한판 값이 6000원을 넘어선 것은 2018년 3월 이후 처음이다. 1kg당 전국 평균 닭고기 가격 역시 5652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4996원이던 1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오른 수치다. 
 
북극발 한파와 폭설 여파로 열흘 사이 채소 가격은 10% 이상 급등했다. 주요 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름세다. 국내 두부 시장 1위 업체인 풀무원은 1월 중에 두부 가격을 10% 안팎 인상할 계획이다. 샘표식품은 오는 18일부터 수산물 통조림 제품 종류를 평균 42% 올린다. 코카콜라는 지난 1일부터 제품 가격을 각각 10원~200원 인상했으며,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 245㎖ 판매가를 1300원에서 1400원으로 7.7% 인상했다. 이들 업체는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각 분야 선두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도미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쌀 가격도 높아져 가계 시름이 더해지고 있다. 외식업계는 집밥족이 증가하면서 손님이 크게 줄었는데 재룟값까지 상승해 비용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여름철 긴 장마와 집중호우 등으로 벼 생육이 부진했고, 재고 감소도 상승세에 영향을 줬다. 한 대형마트 쌀 담당 바이어는 "지난해 전국 쌀 생산량과 구곡 재고 감소로 건국 이래로 쌀이 가장 비싼 시기"라고 말했다. 정부는 쌀 수급 안정을 위해 공공비축미 조기 방출을 결정했지만, 당장에 가격 안정세를 되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설 연휴를 약 한 달 앞두고 가격 오름세가 가팔라지자 선물세트를 서둘러 예약하려는 수요도 높다.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난해 12월24일부터 지난 7일까지 롯데마트의 보름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가 늘었다. 설 명절에는 수요가 많아 가격이 더오를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총 760억원을 투입해 오는 28일부터 농축산물 연중 할인 행사인 '2021 대한민국, 농할갑시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원 규모는 늘었지만, 팍팍한 살림에는 역부족이다. 연말·연초 물가 상승은 연례행사처럼 여겨졌지만, 올해는 엎친 데 덮쳐 서민들의 곡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홍연 산업2부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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