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새해부터 생산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철강 제품 가격은 상승 추세라 파업으로 자칫 수익 개선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현대제철 노조에 따르면 5개 지회(당진·순천·인천·충남·포항)는 12일부터 노조 확대간부 파업을 시작으로 13~14일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총파업은 2019년 이후 2년 만이다. 노사는 지난 7일 15차 2020년 임금과 단체협약 본교섭을 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11월 조합원 투표를 통해 쟁의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파업을 위한 절차는 마친 상태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기본급 동결 외에 월차 강제 소진 등 여러 문제를 놓고 협상 중"이라며 "현재로선 파업에 무조건 돌입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관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울산공장은 협력사가 부분파업에 나서며 지난달 21일부터 이미 생산이 일부 중단됐다. 회사는 생산중단 부문의 2019년 별도 기준 매출액은 7826억원이며 파업으로 이중 3.8%(약 297억원)가 손실을 볼 것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현대제철 노조가 2020년 임단협 교섭 결렬로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정이다. 사진은 현대제철 당진공장. 사진/뉴시스
5개 노조가 13~14일 이틀간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발생하는 손실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2019년 인천·포항·순천 3개 공장 48시간 파업 당시 생산 손실을 1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이번 파업의 경우 2019년보다 많은 5개 공장이 참여하면서 규모는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최근 철강 제품 가격은 오르는 추세여서 파업으로 영업이익 개선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연말 중국 정부는 탄소 저감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 조강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줄이기로 했다. 겉으로는 친환경을 강조하면서 감산을 예고했지만 실제로는 철광석을 수입하는 호주와 마찰을 빚으면서 감산에 나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생산을 지속해서 늘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철강 제품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에 이번 감산으로 현대제철도 올해 영업이익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파업 전 노조와 대화나 교섭이 예정된 것은 없다"며 "양측의 의견 차이가 있지만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2만304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생활안정지원금 300% △노동지원격려금 500만원 △교대 수당 2만원 인상 △상주호봉 2호봉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임금은 동결하되 경영정상화 추진 격려금 100%와 위기극복특별 격려금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주장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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