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수수료와 임대료 부담이 큰데, 배달앱업체들만 배불리는 정책같다.” (중소상인 A씨)
“배달 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배달만 폭주하는데 연말 서버 다운 등이 걱정된다.” (배달대행업체 B씨)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29일부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4번 주문하면 최대 1만원을 돌려주는 지원책을 놓고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중소상인들은 과다한 수수료, 배달료 인상 등의 조정없이 배달앱만 통해서 주문만 유도하는 지원은 돌아가는 이익이 별로 없다고 지적한다. 배달대행업체, 배달기사들은 배달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주문이 더 쇄도하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식재료와 생활용품을 배달하는 배달 플랫폼 오프라인 매장 앞에서 라이더들이 배달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시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외식 할인 지원을 배달 앱을 통한 주문·결제에 한해 오는 29일 오전 10시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외식 할인 지원은 배달앱에서 주문·결제한 후 매장을 방문해 음식을 가져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배달원 대면결제, 매장에서 현장 결제 후 포장 등은 인정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배달업계와 중소상인, 배달기사 등은 소비자들에게 외식을 독려해 경제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아쉬운 측면이 많다는 평가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연합회 사무총장은 “소비를 활성화하면서 대면 결제를 줄이려는 정부의 고민은 이해한다. 하지만 크게 나아질 지는 모르겠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과다한 수수료와 높아진 배달료”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배달료 일부 부담을 자영업자들이 떠안고 있는 데다, 많이 팔아도 배달대행, 배달앱 등에서 수수료를 많이 떼가 남는게 많지 않다. 또 배달앱에서 여러 광고비를 써야 상위에 노출시켜주는 구조는 여전해 부담이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배달중개 회사들도 상생 차원에서 대책을 같이 내놓았으면 싶다”고 토로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배달 플랫폼업체에게만 이득이 가장 큰 지원책같다”면서 “콜 수가 늘어면 플랫폼사에 주문양이 늘어나 이득을 본다. 라이더들 입장에서는 배달료를 지불하는 주체인 자영업자들이 여력이 있어야 좋다. 자영업자들은 수수료와 임대료 등으로 부담이 큰데 이러한 근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달대행업체들 또한 배달기사 부족으로 정부의 지원책이 반갑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배달대행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 기사 부족이 근본 문제다. 안그래도 콜이 많아서 주문이 폭주하는데 연말에 더 늘어나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크리스마스때도 배달 인력이 부족해 늦어지는 문제로 컴플레인도 많았고, 상점주들도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배달앱마다 입장이 각기 다를 것”이라며 “소상공인들이 배달앱을 쓰면 중간에 수수료 등 떼가는 비용문제로 민감하지만 이번 정책과는 상관없는 것 같다. 재난지원금을 뿌리는 등 지원책을 펴기엔 코로나19가 확산된 상황에서 어렵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많이 쓰는 배달앱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 음식점에 한정해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방법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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