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항공사들이 야심 차게 선보인 무착륙 관광비행에 먹구름이 꼈다. 코로나19로 탑승권 판매 성적이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기존 계획대로 항공편을 띄운다는 계획이다. 반면 대형항공사(FSC)들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항공편을 띄우지 않기로 했다.
16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예정된 무착륙 관광비행 3편을 취소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2일 띄운 항공편을 포함해 이달 일본 규슈 지방을 도는 무착륙 관광비행 4편을 띄우기로 계획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탑승률도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남은 3편은 취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일정을 재수립해 안내하겠다"고 공지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다른 항공사들이 무착륙 관광비행편을 속속 선보일 때도 이달에는 관련 상품을 내놓지 않는다는 방침이었는데 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지켜본 뒤 내년에 상품 판매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LCC들은 앞서 취소 계획을 알린 에어서울을 제외하고는 이달 계획한 항공편을 예정대로 띄운다는 방침이다.
지난 12일 첫 비행편을 운영한 제주항공은 이달 18·20·25·27·31일에도 무착륙 관광비행을 계획대로 운항한다. 에어부산은 이달 19일과 25일 인천에서 출발해 일본 대마도 섬을 도는 항공편을, 티웨이항공은 새해 첫날인 1월 1일 후쿠오카 상공을 도는 상품의 예약을 계속해서 받고 있다.
지난 12일 운항한 제주항공 무착륙 관광비행에서 탑승객이 면세품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진에어는 이날 국제선 관광비행편 운항 시작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이달 24·25·31일과 내달 1·2일에 항공편을 띄우며 청주·대구·부산을 거쳐 일본 영공을 돈 뒤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다.
LCC들이 이처럼 항공편을 취소하지 않았지만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이 판매했던 국내선 관광비행의 경우 매진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대박'을 쳤지만 국제선 관광비행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시기가 맞물리며 판매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2일 운항한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항공편의 경우 탑승률이 35%, 36%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앞서 탑승률 70% 이상을 기록할 경우 항공편당 최대 9000만원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추산한 바 있다.
그런데도 LCC들이 국제선 관광비행을 취소하지 않는 것은 항공기를 띄우지 않고 공항에 주기하면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기름값만 건지더라도 항공기를 띄우는 것을 선호한다.
아울러 시스템 정비를 위한 최소 운항 횟수를 채우고, 조종사들의 면허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기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조종사들의 경우 일정 비행시간을 채우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되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도 무착륙 관광비행의 수익을 크게 기대하진 않는 분위기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질 때까지 탑승률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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