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글로벌 스마트 TV 시장에서 1위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IT 기업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TV 외 여러 분야에서 맞부딪히는 업체와 협력을 통해서라도 날이 갈수록 더 '똑똑한' TV를 원하는 소비자 마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 프랑스 법인은 구글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능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2020년 스마트 TV 라인업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스마트 TV는 인터넷을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과 연동할 수 있는 TV를 뜻한다. 기존 삼성 '빅스비'와 '아마존 알렉사'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더함으로써 삼성 스마트 TV의 음성인식 서비스는 한층 더 깊이를 더 하게 됐다.
이번 구글 어시스턴트는 2020년형 4K·8K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를 비롯해 크리스탈 UHD TV, 더 프레임·더 세리프·더 세로·더 테라스 등 2020년 모든 스마트 TV에서 지원된다. 현재 프랑스 외 영국·이탈리아·독일에서 활용할 수 있고 올 연말까지 총 12개국에 도입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프랑스 법인 관계자는 "스마트 TV에서 음성인식 사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 등의 통합으로 사용자는 이제 스마트TV에서 더 많은 것을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델이 스마트 TV 내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실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음성 인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화질이나 디자인이 중요시됐던 스마트TV 트렌드가 변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무장한 스마트TV가 출시하면서 내부 콘텐츠 질과 주변 기기 연결성 등이 중요한 덕목으로 떠올랐다고 보고 이를 중점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TV업계 최초로 스마트TV에 애플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을 탑재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제 해외 사용자들은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스마트TV 조작을 통해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삼성전자는 애플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TV'와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 내 콘텐츠를 스마트TV와 연동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인 '에어플레이2'를 먼저 탑재하기도 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삼성의 가장 큰 경쟁 상대지만 스마트 TV 분야만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글로벌 사용자들을 대거 보유한 애플의 서비스를 받아들임으로써 삼성은 스마트TV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어느 특정 한 분야만 잘한다고 해서 오래 살아남을 수 없는 게 업계 흐름"이라며 "때로는 경쟁 상대와도 협력할 수 있는 게 당연해지고 있다. 완전한 아군도 적도 없다는 게 맞는 말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