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올해 유통기업의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체질 개선'으로 요약된다.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령대가 내려갔고, 임원 수 감축과 조직 개편을 통해 유연한 대처가 가능토록 했다.
2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마트를 시작으로 진행된 주요 기업들의 연말 인사가 CJ그룹을제외하고 조기 단행됐다. 급변하는 소비문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위기 돌파를 위해 50대 초반 젊은 CEO를 전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부문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표이사로 내정된 6명은 모두 나이가 50대이며, 강희석 이마트 겸 SSG닷컴 대표는 69년생으로 가장 젊다.
롯데그룹 역시 이번 임원인사에서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대표이사로 앞세우며 '뉴롯데'를 향한 변화 의지를 다졌다. 롯데칠성음료의 신임 대표이사는 50세의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전무로 승진, 내정됐다.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은 강성현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전무)도 50세다. 롯데푸드 대표이사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 소장을 역임한 51세 이진성 부사장,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에는 52세 황진구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신임 롯데지알스 대표이사에 내정된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 차우철 전무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보임하는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도 52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대표이사로 선임한 김승환 부사장도 51세다. 4년 6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배동현 대표에 비하면 14살 젊다. 애경그룹 역시 지난달 30일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백화점 업계 첫 1970년대생 수장으로 김재천 제주항공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1973년생으로 만47세다. 2009년 애경그룹에 입사해 AK홀딩스 인사팀장(전무), 제주항공 부사장을 거치며 인사 전문가로 알려졌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된 신세계톰보이 문성욱 대표이사는 만48세다.
오프라인 유통 축소에 따른 몸집 줄이기로 주요 유통 그룹 임원 숫자도 대부분 감소했다. 이마트는 100여명의 임원 가운데 10%가 자리를 비웠으며, 롯데는 전체 임원 600명 중 30%가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은 대표이사급 인사는 변화폭이 크지 않았지만, 전체 임원 가운데 20%가량이 퇴임했다.
대부분 유통기업이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단행한 가운데 비상경영을 지속하고 있는 CJ그룹 임원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은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과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업무 복귀가 관전 포인트다.
한적한 모습을 보이는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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