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보험금 4억원을 노리고 의붓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남성에 대해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백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백씨는 중증 정신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A씨와 2014년 2월부터 동거하면서 A씨와 그의 아들인 B씨 명의로 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을 가입했다.
이후 백씨는 B씨를 살해한 뒤 보험금을 타기로 마음먹고 2019년 9월 목포에 있는 자택 앞 골목길에서 B씨를 만나 차에 태운 뒤 치사량 상당의 독극물을 먹였다.
백씨는 B씨가 몸을 반항하지 못할 정도가 된 것을 확인한 뒤 같은날 전북 임실군으로 B씨를 데리고 간 뒤 둔기로 내려쳐 살해했다. 이후 시신은 노상에 있는 콘크리트 제조 철제함에 유기했다.
A씨는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그러나 B씨의 행적은 드러나지 않았고, 급기야 A씨는 직접 나서 현수막을 걸고 행인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며 아들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B씨는 시신이 유기된 장소 인근을 산책하던 행인의 신고로 어머니의 실종선고 접수일로부터 2주가 지난 뒤 싸늘한 시신으로 되돌아 왔다.
1심은 "피고인의 범죄는 치밀한 계획하에 실행됐고, 특히 피해자는 물론 피해자 가족들 역시 지체장애가 있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해 범죄를 피할 수 없는 점을 이용했다"면서 "피고인의 죄질은 선처를 바랄 수 없을 만큼 무겁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피고인의 말을 믿고 피해자를 찾기 위해 실종자 현수막을 걸고 전단지를 나눠줬던 피해자 모친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과 슬픔은 상상할 수 없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면서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다.
백씨는 무죄를 주장하면서 항소했으나 2심 역시 백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 청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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