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빅히트(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충격에서 벗어날 때가 왔다. 증권가에서 4대 K-pop 기획사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특히 K-pop 기획사들의 실적이 소속 아이돌그룹에 크게 영향 받는 구조인 까닭에 이들의 음반 발매 일정 등 활동계획만 잘 살펴도 실적 개선 여부를 짐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6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별들의 전쟁’이란 제목으로 국내 4개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들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고 이중 최선호주로
빅히트(352820)를, 차선호주로 #JYP ENT.(이하 JYP)를 제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가는 빅히트가 21만2000원, JYP는 4만6000원이다. 이 분석대로라면 이들은 현재가보다 각각 31%, 47%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안진아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BTS, 트와이스 등 각 기획사의 핵심 아티스트들의 컴백이 예정돼 있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빅히트에서는 다음달 BTS가 정규앨범 발표와 함께 글로벌 컴백을 앞두고 있다. 여자친구는 그보다 먼저 컴백한다.
JYP에서는 트와이스가 오늘 컴백했다. 정규2집 ‘아이즈 와이드 오픈’(Eyes wide open)과 타이틀곡 ‘I can’t stop me’를 발표했다. 주력 걸그룹인데다 과거 트와이스 활동이 주가를 크게 밀어올린 전력이 있어 주목된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블랙핑크가 오는 12월에 앨범을 추가 발매할 예정이고, 보이그룹 트레져12는 11월 싱글 먼저 발표한 후 12월 중에 정규앨범 발표와 컴백을 앞두고 있다.
이에 비해
에스엠(041510)에선 눈에 띄는 소식이 없다. 레드벨벳 컴백이 예정돼 있었지만 멤버 아이린에 관한 논란이 불거져 불확실해졌다.
이처럼 소속 가수들의 활동 일정만 챙겨 봐도 올해 매출이 증가할 기회가 있을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활동 계획만큼 중요한 것은 이들이 회사 내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 매출 비중을 갖고 있느냐이다.
빅히트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4대 기획사 매출을 통틀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727만장이었던 앨범 판매량이 올해 가까이 들어난 1027만장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글로벌 활동이 다른 소속 가수들에게도 시너지를 발휘하는 점도 강점이다. BTS의 글로벌 팬들에게 소개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세븐틴의 경우 지난해 162만장이었던 세븐틴의 앨범 판매량이 올해 2배 가까이 증가한 306만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그룹들의 활동이 매출 증가에 맞춰져 있다면 전체 매출을 단번에 올리는 데는 신인그룹의 데뷔와 성공만한 것이 없다. 이 부분에서는 JYP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펼쳐진 오디션 프로그램 ‘니지프로젝트’를 통해 결성한 신인 걸그룹 니쥬(NIZIU)가 12월 초에 일본에서 데뷔할 예정이다. 니지프로젝트는 방영 당시부터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아 기대도 큰 상황이다. 또한 내년엔 3개 보이그룹 데뷔도 예정돼 있어 성공할 경우 매출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연구원은 이를 “걸그룹 명가에서 보이그룹으로의 확장”으로 평가했다.
에스엠도 신인 걸그룹 에스파의 내달 데뷔를 예고했다. NCT 이후 4년만의 신인 데뷔라 관심이 크다.
와이지엔터의 경우는 예정된 신인은 없지만 블랙핑크의 성장이 고무적이다. 아이돌그룹의 음반 판매량에서는 보이그룹이 걸그룹을 크게 압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걸그룹 중 초동 30만장 이상 판 그룹은 트와이스, 블랙핑크, 아이즈원 뿐이라고. 그런데 블랙핑크는 60만장을 넘어서 보이그룹 못지않은 판매고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블랙핑크는 유튜브 등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며 빌보드 차트에도 진입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탄생한 언택트 콘서트 등 새로운 콘텐츠 매출이 회사의 중요한 수익원으로 떠올라 유튜브에서 강한 블랙핑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유튜브의 최강자는 빅히트의 BTS다.
이처럼 가까운 미래에 매출이 증가할 수 있는 활동들이 잡혀 있어 이들에게 대한 투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빅히트의 경우 ‘묻지마 투자’로 인해 빚어진 실망과 배신감을 실적에 기초한 관심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 빅히트 공모와 상장 후의 투자에서 문제가 된 것은 회사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과도하게 높은 주가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업실적과 성장성 등 기업 본연의 가치에 비해 주가가 터무니없이 높았던 것이 문제였다. 실적 대비 적정한 주가에 대한 개념이 없이 BTS란 이름값에 의존해 주가와 상관없이 매수한 것이 지금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하지만 주가가 고점의 반토막 이상 하락한 덕분에 이제는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 대비 적당한가를 따져볼 수 있는 범위에는 들어왔다. 아직 공모가보다는 높지만 거품은 걷힌 상태다.
이제부터는 이들의 실적을 따져가면서 매수를 타진해야 한다. 엔터사의 실적은 아이돌그룹 활동의 성패에 달려 있으니 해당 가수의 팬덤이 아니라도 컴백 및 데뷔와 반응을 살필 필요가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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