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가 오늘 전문가 협의를 통해 백신 공급 잠정 중단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독감 백신 제품에서 복수 사망자가 확인되면서 예방접종 사업 진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당국은 아직까지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전문가의 객관적인 의견 등을 검토해 중단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1차관은 23일 CBC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추가 사망 신고가 늘어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오늘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 피해조사관 회의를 열고 전문가들과 백신 인과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차관은 "현재까지 진행한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백신 예방접종와 (사망 간의) 인과관계는 낮다고 보지만, 전문가 회의를 통해 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독감백신 사업을 잠정 중단할지 계속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전날 의협은 예방접종을 일주일간 잠정적으로 미룰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특히 제조 번호가 같은 4개 백신과 관련해 사망자가 2명씩, 총 8명 확인되면서 국민적 불안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당국도 당장 백신 사업을 이어가기 보다 각 사례에 대해 이전보다 더 철저한 조사를 해야할 필요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은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Q60220039, 어르신용 △플루플러스테트라 YFTP20005, 어르신용 △스카이셀플루4가 Q022048, 어르신용 △스카이셀플루4가 Q022049, 어르신용 등이다.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2일 경기 수원시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할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만약 이날 잠정 중단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당국이 사업 전체를 전면 중단할 수 없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만큼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기간과 항체가 생성되는 시기, 지속기간 등을 고려해 시기를 놓치면 예방접종을 해도 효과가 없을 수 있다. 특히 고령자는 독감에 걸리면 폐렴 등 합병증이 생기고 다른 기저질환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접종하는 게 더 안전하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독감백신 접종자 중 60세 이상 인구는 약 390만명 정도에 이른다.
이날 부산에서 독감백신을 맞은 80대 여성이 숨지면서 오전 9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사람은 29명으로 확인됐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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