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편의점 업계에서 수익성이 떨어진 '한계 점포' 폐점이 늘고 있습니다. 점포 수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와 인건비 상승이 겹치면서, 한때 창업 유망 업종으로 꼽히던 편의점이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올해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 따르면 편의점 업종은 71을 기록했습니다. 1분기(65)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봄 성수기 진입에도 전 업태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유통업체들의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낮으면 업황이 나빠질 것으로 보는 응답이 더 많음을 의미합니다.
대한상의는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편의점 근거리 점포 간 출점 경쟁이 한계치에 다다르며 한계 점포의 폐점이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분기 전망에서도 점포 수 증가에 따른 업체 간 경쟁 심화가 업황 회복 기대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인건비 상승 역시 두 분기 연속 하락 요인으로 언급됐습니다. 한계 점포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의미합니다.
점포 수 통계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요 편의점 4사의 점포 수는 5만3266개로 집계됐습니다. 전년보다 1586개 줄어든 수치입니다. 연간 기준으로 점포 수가 감소한 것은 1988년 편의점 산업 도입 이후 36년 만에 처음입니다. 업계에서는 과잉 출점에 따른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장에서는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심상백 세븐일레븐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폐점 고민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최근에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말했습니다.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그는 "최저임금이 빠르게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고, 아르바이트 구인도 어려워 점주 근무 시간이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아도 월 인건비가 650만~700만원 수준이다"라며 "매출은 늘지 않는데 비용만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점주들 사이에서는 수익성 악화가 이미 상당수 점포로 확산됐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월 300만원도 벌지 못하는 점포가 절반 수준이라는 말이 나오고, 점주의 수입이 아르바이트생의 월급보다 수익이 낮은 점포도 약 10%에 이른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최저임금 상승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8년 이전에는 40% 수준에서 최근 50~70%까지 올라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상권 내 점포 증가에 대한 불만도 큽니다. 심 회장은 "같은 상권에 점포가 늘어나면 기존 점포 매출은 줄 수밖에 없다"며 "점주 입장에서는 인근 점포가 적어야 하지만 본사는 출점 수 확대를 우선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며 "특정 브랜드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현상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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