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 상품 ‘정상 판정’ 논란…29CM 검수 시스템 '도마'
하자 있어도 반품비는 소비자 몫…29CM 검수 책임 논란
환불 요청하면 소비자원 안내?…검수 신뢰 무너지는 플랫폼
2025-09-15 16:25:36 2025-09-15 17:47:24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29CM가 반품 및 검수 시스템을 둘러싼 소비자 불만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하자가 있는 상품을 반품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 판정이 내려졌다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오히려 한국소비자원에 민원을 제기하라고 안내하는 등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29CM에서 10만원대의 운동화를 구매했습니다. 구매자는 "새 상품임에도 밑창에 검은 얼룩과 마모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또 다른 소비자 B씨도 "가디건에 하자가 있어 돌려보냈는데 정상품이라고만 하고, 검수 결과에 문제가 있다면 소비자원에 민원을 넣으라고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커뮤니티 게시물(왼쪽)과 기자 구매 사례(오른쪽) 모두 하자가 발견된 모습. (사진=이지유 기자)
 
실제로 본지 취재진이 29CM 검수 시스템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니트류 의류를 구매해본 결과, 검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배송된 상품은 실밥이 풀리고 올이 나간 상태였으며, 외관상 명백한 하자가 있었는데요. 이에 반품을 신청했지만, 회사 측은 "검수 결과 이상이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고, 환불 비용과 관련해서는 소비자원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며 B씨와 동일한 방식으로 응대했습니다. 
 
이러한 불만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29CM 택배 박스를 열자마자 누군가 임의로 떼어낸 듯 택이 떨어져 있었다', '구겨짐은 물론이고 실밥도 터져 있고 검수가 아예 안 된 느낌' 등 내용의 글들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이용자가 늘면서 구제 신청도 1년 전보다 30% 이상 증가했습니다.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무신사, W컨셉, 카카오스타일 등 패션 플랫폼과 관련한 피해 구제 신청은 모두 1650건 접수됐죠. 올해 상반기 접수된 피해 구제 신청만 337건으로 전년 대비 30.6% 늘었는데요. 특히 플랫폼 중 피해 구제 신청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가 29CM를 운영하는 무신사(29.0%·478건)가 포함됐습니다.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0조 이상에 달하며, 이는 5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성장한 수치지만, 법과 제도의 미비점은 오히려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상 플랫폼은 중개자로 규정되어 있어, 반품이나 교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데요. 그러나 실질적으로 소비자는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특정 업체의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29CM가 단순 중개자라는 입장에 머물며 소비자 불만에 대해 '소비자원에 민원 제기하라'고 안내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대응"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은 단순한 오픈마켓이 아닌, 브랜드 플랫폼으로서의 책임과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9CM 측은 "브랜드 측이 정상 판정을 내리더라도 소비자가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경우에는 브랜드와 재조율할 수 있도록 중재하거나, 소비자원 등 중립 기관을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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