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STX조선해양이 코로나19 사태에도 신조선 수주에 성공했다. 채권단이 RG(선수금환급보증)를 발급해 수주한 계약이 확정되면 일감난을 겪고 있는 STX조선해양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국내외 선주들과 선박 7척에 대한 건조계약 및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통상 선주는 발주 전 단계로 조선소와 투자의향서를 먼저 체결한 후 큰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대부분 최종계약까지 진행한다.
STX조선은 8월 초 국내 선사인 우림해운과 6600톤급 탱커 3척(옵션 1척 포함)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마수걸이에 성공했다.
이달 초에는 해외 선주와 5만톤급 액화천연가스(LNG)연료추진 탱커 2척, 11일에는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2척(옵션 1척 포함) 등 총 4척의 LOI를 따냈다. 조만간 수주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남은 일감이 얼마 없는 상황에서 의미있는 성과다. STX조선은 지난 18일 탱커 1척을 선주 측에 인도하며 수주잔량은 6척이 남았다. 이대로면 내년 1분기 이후 모든 일감이 소진된다.
이달 중순 장윤근 STX조선 대표는 담화문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주사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노력의 결과"이며 "이번 LOI를 계기로 또 다른 협력으로 이어지면 향후 신조시장에서 회사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협의 중인 타 신조 프로젝트도 성사시켜 조선소 운영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STX조선은 추가 수주를 통해 연 10척 이상의 선박 건조를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7척의 계약 및 LOI 체결로 올해 수주목표 10척 중 절반 이상을 확보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다만 STX조선이 우림해운으로부터 수주한 선박 3척은 아직 RG가 발급되지 않았다. RG는 조선소가 파산 등의 이유로 선주가 주문한 선박을 제때 인도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금융기관이 서는 보증을 말한다. RG는 일반적으로 건조계약 후 2개월 이내에 발급된다. 이 기간이 지나면 건조계약이 취소된다.
RG는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만이 발급할 수 있다. RG가 발급되면 수주잔량은 현재 6척에서 9척으로 늘어난다. STX조선은 RG가 차질 없이 발급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우림해운이 발주한 6600톤급 탱커 3척은 선박 설계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STX조선 관계자는 "6600톤급은 납기가 짧기 때문에 선박 설계를 빨리 시작했다"며 "애초에 채권단과 상의해서 건조계약을 체결한 만큼 RG발급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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