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리모델링 시장에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쟁쟁한 경쟁력을 갖춘 건설사들이다. 예전엔 중소 규모 사업이라며 큰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일감 확보를 위해 눈길을 던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건설사 중심으로 리모델링 수주전이 재편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 사업에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우성2차 리모델링 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는데,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참여해 입찰보증금을 냈다.
롯데건설은 용산구 리모델링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롯데건설은 동부이촌동 이촌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총회에서 시공사 확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외에 마포구 현석동에선 밤섬현대 리모델링 현장설명회에
GS건설(006360)이 참여했다.
현대건설(000720)은 리모델링 사업 인재 확보에 나섰다. 구조설계와 주택설계, 시공관리, 수주영업 등 분야에서 경력직을 모집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이 많지는 않으나 나오면 검토할 것”이라며 경력직 채용 배경을 설명했다.
이전에 대형 건설사들은 중소형 규모인 리모델링 사업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비사업 일감이 줄어들면서 리모델링 수주에도 참여 의지를 적극 나타내는 분위기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규제가 강해지면서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재건축이나 재개발 일감이 많을 때는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시장은 잘 보지 않았으나 요즘에는 일감이 없어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일부 중견 건설사가 주도하던 리모델링 시장 판도가 대형사 중심으로 바뀔 것이란 예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도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마찬가지로 브랜드 선호도와 시공사의 자금 동원력 등이 중요한데, 브랜드 파워가 강하고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대형 건설사가 수주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겠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리모델링도 수익성이 양호해 대형사들이 적극 나설 것”이라며 “일부 업체가 주도하던 판도가 조금씩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조합원 표를 얻는 사업에선 브랜드 선호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리모델링 시장에서도 대형사가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리모델링 사업에 경쟁자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관련 시장을 이끌어 온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은 과거의 시공 실적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간 쌓아온 입지를 유지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경험이 적으면 수주가 쉽지 않은 영역”이라며 대형사 진출에 개의치 않는 반응을 보였다. 포스코건설도 “선도적으로 리모델링 시장을 이끌어온 만큼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위치를 유지하고,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용산구 이촌현대아파트.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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