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e스포츠 표준계약서 도입…선수 권익 보호한다
상금 분배 비율 사전 합의·일방적 계약해지 금지 등 내용 담아
2020-09-03 10:42:19 2020-09-03 10:42:19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표준화된 e스포츠 선수 계약서를 마련했다. 게임단의 일방적 계약 해지, 과도한 위약금 등으로 잡음이 많았던 e스포츠계에 공정한 계약 체결로 선수 권익을 보호할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문체부는 3일 e스포츠 선수의 e스포츠 분야에 특화된 표준계약서 3종 고시를 제정 및 시행한다고 밝혔다. 표준계약서 3종은 △e스포츠 선수 표준 계약서 △e스포츠 선수 및 육성군 선수 표준계약서 △청소년 e스포츠 선수 표준부속합의서로 마련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9년부터 e스포츠를 시작해 종주국이자 최강국의 입지를 다지며 세계적인 선수를 다수 배출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상대적 약자인 선수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진했다. 지난해에는 국민청원을 통해 온라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미성년 선수의 불공정 계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표준계약서 보급 등 'e스포츠 선수 권익보호 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은 e스포츠 분야의 특성에 맞는 표준계약서 개발을 위한 정책연구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게임단·선수·각계 전문가 등과의 간담회와 심층 인터뷰,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 협의 및 행정예고를 거쳐 표준계약서 3종을 만들었다. 
 
e스포츠 선수 표준계약서는 △후원금·상금 등의 분배 비율 사전 합의 △계약 종료 후 지식재산권 등 모든 권리를 선수에게 반환 △이적·임대 등 권리 양도 시 선수와 사전 협의 의무화 △일방적 계약해지 금지 및 계약 위반 시 시정요구 기간(30일) 설정 △부당한 지시에 대한 선수의 거부 권한 등 내용으로 구성됐다.
 
육성군 선수 표준계약서에서는 게임단이 선수의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사유로 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경우 성장 가능성에 대한 평가 결과 등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도록 했다.
 
청소년 e스포츠 선수 표준 부속합의서는 10대 중·후반에 선수활동을 시작하는 e스포츠 선수의 특성을 감안해 별도로 마련했다. 부속합의서에서는 게임단이 청소년의 자유선택권·학습권·인격권·건강권·수면권·휴식권 등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도록 했다. 선수활동 제공시간의 상한(15세 미만은 주당 35시간 이내, 15세 이상은 주당 40시간 이내)도 정했다. 또한, 선수의 부모 등 법정대리인에게 게임단을 상대로 선수 관련 계약 등 정보 제공 요청, 의견 제시, 상금 등 정산내역 요청 등의 권한을 부여했다.
 
문체부는 표준계약서를 손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침서(해설서)를 함께 배포한다. 표준계약서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적용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교육과 설명회 등으로 홍보하고, 매년 'e스포츠 실태조사'로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표준계약서는 상대적 약자인 선수의 권익보호에 주안점을 두되, 게임단의 정당한 수익 창출과 재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상호 간의 균형 있는 권리·의무를 설정하고자 했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