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 중 하나인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청약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게임업계의 평가나 증권사의 주가 전망은 평범한 수준이지만 공모청약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투자 매력은 커 보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카카오게임즈는 26일과 27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가 희망한 공모가 범위는 2만~2만4000원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수요예측에서도 상당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가가 정해지면 오는 9월1일과 2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게 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애니팡 for 카카오’처럼 카카오톡에 들어가는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 익숙한 곳이다. 물론 플랫폼 역할 외에도 PC·모바일게임 개발도 하고 퍼블리싱도 맡고 있는 종합 게임회사다.
2013년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설립한 후 다음게임과 합병하고 카카오에서 하던 모바일게임을 통합했으며 지난해 개발회사인 프렌즈게임즈,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해 영역을 넓혔다.
카카오게임즈의 하반기 기대작인 크래프톤의 MMORPG 엘리온. <사진/카카오게임즈>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대표 게임이 없다는 약점이 있다. 자체 지적재산권(IP)이 부족하고 실적도 크지 않다. 현재 ‘가디언테일즈’가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10위 안에 올라 있으나 이보다는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엘리온’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한 증권사의 평가도 후한 편이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를 분석한 리포트를 낸 증권사는 대신증권이 유일하다. 대신증권은 카카오게임즈 커버리지를 시작하며 목표주가 3만3000원을 제시했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실적을 매출액 5768억원(35%↑), 영업이익 946억원(170%↑)으로, 2021년 매출액은 9129억원(45%↑), 영업이익은 1466억원(47%↑)으로 예상하고, 매출 다변화, 탄탄한 신작 라인업을 고려해 타깃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PER 20배는 엔씨소프트보다는 낮지만 펄어비스보다는 높게 평가한 것이다. 신작의 흥행이 예상 수준을 넘어설 경우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외에서 거래된 가격을 보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주가는 이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25일 현재 장외주식 정보업체 38닷컴에 올라온 시세를 참고하면, 가장 낮은 매도호가는 6만4000원, 가장 높은 매수호가도 6만4000원에 형성돼 있다. 이렇게 호가 차이가 적으면 실거래도 6만4000원 근처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공모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런 주가가 오랜 기간 이어진 것은 아니다. 4월까지는 2만원을 오가던 수준이었는데 상장이 급물살을 탄 뒤 급등하기 시작해 7월 중에 5만원, 6만원을 차례로 넘어섰다.
장외 거래의 특성상 주가가 오르는 사이 실제로 주식 거래가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마치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내건 아파트 매물처럼 호가 위주로, 많지 않은 실거래로 뛰었을 가능성이 높다. 상승 기간이 짧아 신뢰하기 어렵다. 따라서 장외가격을 근거로 상장 후에도 6만원이 넘을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가격이 상장 첫날 실제로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라서 무시할 수는 없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가 희망가 상단인 2만4000원에서 결정될 경우,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다면 6만24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다시 말해 현재 장외 투자자들은 카카오게임즈가 ‘따상’ 이상으로 오를 거라고 본다는 반증이다.
대신증권의 목표가와 상당한 거리가 있는 가격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미 SK바이오팜에서도 증권사 예측범위를 훨씬 벗어난 사례가 있다. 투자자들은 상장 직후의 수급, 유동성의 힘을 믿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상장 초기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유통가능 물량은 얼마나 될까?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 등의 보유 주식과 자발적 보호예수 836만주를 포함한 유통 제한 물량은 약 5000만주로 전체 주식의 68.31%에 해당한다.
이번에 공모하는 주식 중 기관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1127만주, 일반 투자자 몫은 320만주다. 우리사주조합 물량도 152만주가 있는데 이 주식은 1년 동안 의무예탁으로 묶인다. 물론 SK바이오팜 사례에서 본 것처럼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익이 발생할 경우 배정받은 우리사주를 팔기 위해 퇴사를 감행하는 임직원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상장 직후엔 불가능한 일이어서 공모주 투자자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결국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은 최대 2320주, 전체 상장주식의 31.7% 정도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적을 것이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투자 매력이 큰 종목일수록 이런 물량이 많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2300만주가 넘는 매도 가능 물량이 얼마나 줄어들지 확인될 것이다. 결코 적은 수량은 아닌데 또 관심이 집중된 종목이기에 소화할 수 없는 수준도 아니다.
따라서 이번 카카오게임즈 공모 투자는 공모가와 장외가, 증권사 목표가격의 차이가 커서 예측이 쉽지 않지만, 실제 이익을 얼마나 낼 수 있느냐의 문제일 뿐 손실을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주식 배정 후 남은 청약증거금은 청약마감 이틀 후 환불되므로 기회비용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를 청약할 수 있는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이다. 모두 청약한도를 차등 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청약한도 100%를 적용받을 경우 5만8000주, 최대 300%를 적용받는 고객은 17만4000주까지 청약이 가능하다. 최대한도를 채우려면 20억8800만원이 있어야 한다. 삼성증권은 최고 200%까지 청약할 수 있다. 100% 청약도 직전 3개월 평균잔고가 2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KB증권의 청약한도는 8000주다. 우대고객은 1만6000주까지 가능하다.
청약한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 창구를 이용하는 것이 제일 유리하다. 물론 자금이 넉넉한 투자자들은 모든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 중복 청약할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공모주라서 배정주식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최대한 많은 수량을 청약하기 위해 은행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신용대출 이율이 연 3%대로 낮아서 1억원을 빌려도 2~3일치 이자는 3만원도 안 된다. 2주만 더 받아도 문제될 게 없는 비용이지만 이 또한 청약경쟁률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유불리를 계산해 봐야 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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