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현금비중 높여라…"추석 지나 매수 타진"
보유주식 일정비율 매도…'곱버스' 투자는 금물
아직 우호적 환경이지만 모멘텀 약해져
2020-08-24 13:00:00 2020-08-24 17:41:06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코로나19 2차 유행 조짐에 주식시장이 다시 불안감에 휩싸였다. 코스피는 단기간에 하락 조정을 추스르는 모습이지만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가능성에 주가 버블 우려가 겹치자 증권사들의 증시 전망까지 엇갈리는 등 혼란스럽다. 현금비중 확대 등 보수적인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는 0.21% 상승한 2309.38포인트로 거래를 시작해 오전장 내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2300선을 회복하며 하락세를 추스르는 모습이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 가능성 부각에 급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국 증시에서 애플이 시가총액 2조달러를 돌파하고 테슬라 주가는 2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대표 성장주들이 강세를 기록한 데다 이날 아침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긴급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시도 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의 리더가 아닌 팔로어”라며 미국 증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또한 이 연구원은 “과거 시가총액 2위가 바뀌었던 2007년(한국전력→POSCO), 2011년(POSCO→현대차), 2017년(현대차→SK하이닉스)에 코스피가 신고가를 썼다“며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NAVER, LG화학 등이 2위 자리를 넘보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이처럼 잠재적 리스크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는 점은 추가 상승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7월부터 금융시장 환경, 경제지표 개선을 바탕으로 회복세가 진행돼 연초 수준을 회복했으나, 위험자산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과 모멘텀은 점차 둔화될 것이라며 위험관리 차원에서 비중 확대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잔고도 16조원을 오갈 정도로 급증했다. 작년 이맘때의 2배 규모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3월 이후 쉼 없이 상승해 과열을 식힐 필요가 있다며 3월 당시를 사례로 들어 9월 중순까지, 지수는 2200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불안 요소다. 또한 오는 27일과 28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따라 달러 반등이 강해질 수도 있다. 이번 미팅의 주제는 ‘향후 10년간 통화정책의 방향’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제기되지만 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데는 의견이 모인다. 이에 당분간 주식 비중을 줄이는 등 위험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위험 관리의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CMA 등에 따로 여유자금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 
 
주식을 매도할 때는 수익 중인 종목을 팔고 손실 중인 종목을 놔두는 경우가 많다. 손실을 확정하는 것이 꺼려져서겠지만 잡초를 놔두고 화초를 뽑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매도할 종목을 고르는 기준은 현재의 평가손익이 아니다. 만약 지금 새로 매수한다면 이 가격에 사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종목이 매도 1순위다.
 
도저히 고르지 못하겠다면 일괄적으로 모든 종목의 보유수량을 동일 비율로 매도하는 방법도 있다.   
 
하락이 예상된다며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또는 소위 ‘곱버스’라고 불리는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의 비중을 크게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수는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지만, 오르는 쪽과 내리는 쪽에 투자한 각 투자자들의 심리에는 큰 차이가 생긴다. 시장과 반대 방향으로 투자할 때 느끼는 불안감은 정방향 투자자의 곱절 이상이다.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일정 비중으로 헤지하는 용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달러까지 흔들릴 정도의 위기국면에서 몸값이 높아지는 금은 이미 사상 최고가 수준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오직 안전자산 배분 용도라면 모를까 차익을 내기 위한 투자로 매수하기엔 너무 위험한 가격대다. 
 
성장주 비중을 줄이고 가치주나 배당주를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시장이 밀릴 때는 함께 하락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배당이 안전마진 노릇을 한다고 해도 실물경제 악화로 인해 시장이 하락하는 경우에는 똑같이 타격을 받게 된다. 다만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덜 빠지거나 버티는 힘이 강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넉넉하게 추석 이후에 다시 매수를 타진한다는 마음으로 현금비중을 늘려 위험을 관리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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