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급부터 수소생산까지…현대차, 거침없는 '수소 영토' 확장
연료전지시스템 북미 진출·세계 최초 트럭 양산 이어 수소 생산 기술도 박차
2020-08-24 06:05:00 2020-08-24 06:05: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자동차가 거침없는 '수소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에서 수소 승용차와 수소 상용차 보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은 물론이고 수소 생태계 조성에 이어 수소생산까지 수소 사회 구현을 향해 가속하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최대의 종합연구기관인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세계 4위 철광석 생산업체 포테스큐와 수소 생산 기술과 수소 인프라 신사업 발굴에 협력하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 대회'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수소 전기 트럭 엑시언트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수소생산과 저장, 운송 등 공급 인프라 관련 혁신 기술을 상용화해 글로벌 수소 공급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고 수소 사회 구현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등은 암모니아로부터 수소를 경제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공동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암모니아에서 고순도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이 상용화되면 호주의 풍부한 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암모니아로 바꿔 글로벌 시장에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게 된다. 수소를 액상 암모니아 형태 화합물로 변환하면 더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하고 장거리 운송하는 것이 가능하다. 천연가스를 분해할 때보다 더욱 친환경적인 생산도 할 수 있다.
 
현대차는 수소 사회로 가기 위해 미국 연방 정부와도 협력 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2월 미국 워싱턴 D.C. 에너지부 청사에서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 혁신과 글로벌 저변 확대를 위한 협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수소전기차와 수소충전소 운영을 통해 실증 분석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학계와 정부 기관 기업 등과 공유해 수요 에너지의 경쟁력을 다양한 산업군과 일반 대중에게 확산함으로써 수소와 수소 연료전지기술 혁신 속도를 높이고 글로벌 활용도를 제고하는 게 핵심이다.
 
연방 부처인 미 에너지부와의 협력은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보급된 수소전기차가 미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커민스와 손잡고 북미 상용차 시장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커민스의 기술을 융합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기반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공동개발하고 북미 지역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제작업체에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커민스는 디젤·천연가스 엔진과 전동화 파워트레인, 발전기 설계·제조 등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미국 버스용 엔진과 대형 트럭용 엔진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와 커민스는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센터의 비상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한 데이터 센터는 정전 등 비상 상황에서 데이터 손실을 막기 위한 발전기가 필수적이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데 자동차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등 생활 모든 영역과 군사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며 "수소를 이용한 전기생산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자 미래 핵심사업"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당시 3~4년 안에 수명을 두 배 이상 늘리고 원가는 절반 이하로 낮춘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 수소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유럽 수소 상용차 시장 공략도 시작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 전기 대형트럭 '엑시엔트 수소 전기 트럭'을 스위스로 수출했다.
 
유럽 대형 상용차 시장 첫 진출인 동시에 수소 상용차 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수소 전기 트럭은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솔루션 기업 H2에너지의 합작법인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로 인도돼 수요처로 가게 된다.
 
엑시언트는 전통적인 판매 방식이 아닌 운행 한만큼만 사용료를 지불하는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로 공급된다. 사용료에 충전 비용과 수리비, 보험료, 정비료 등 모든 비용이 포함돼 고객사는 트럭 운전기사만 고용하면 된다. 고객 입장에서는 수소 전기 트럭 도입에 따르는 초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소충전소 구축 주체이자 수소 전기 트럭 고객사인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를 중심으로 차량공급-고객-수소 충전-수소생산이 연결된 협력 생태계 구성을 지원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해 가능한 구조다.
 
현대차는 스위스를 시작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공급지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수소차 밸류체인을 갖췄고 이미 수소 트럭 수출도 시작했다"며 "수소차에서 패스트 팔로워 내지 리딩 기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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