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한때 극심한 주민 갈등에 부딪혔던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가 끊임없는 소통 끝에 제 궤도에 올랐다. 23일 은평구에 따르면 진관동 76-40 일대에 연면적 1만5492㎡로 지하에 재활용처리시설, 지상에 체육시설을 만드는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추진 중이다.
은평구는 일일 발생폐기물이 263톤, 자체처리비율이 37%에 그치는 상황에서 수도권매립지 종료 임박, 양주소각장 이용 불투명, 도내적환장 이전 등으로 폐기물처리시설 확보가 불가피하다. 인근 마포구, 서대문구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서북3구의 재활용폐기물은 은평구, 생활폐기물은 마포구, 음식물쓰레기는 서대문구에서 처리해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김미경 구청장 취임 이후 추진되는 과정에서 예정지역 센터 인근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당시 주민들은 수차례 집회와 농성 등 집단행동까지 불사하며 소음, 먼지, 폐수, 교통혼잡 등을 이유로 센터의 백지화를 주장했다. 은평구청 홈페이지에 달린 주민들의 센터 반대민원이 월 2만건에 달하기도 했다.
은평구는 거센 저항에 부딪혔으나 주민들과의 소통으로 공감대를 만들고 사업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부분지하화를 완전지하화로 바꾸고, 이중차단문·스피드도어·에어커튼 등 첨단악취방지시설을 활용해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며, 수거차량 심야분산운행으로 교통혼잡을 줄이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은평구는 정확한 정보전달에 초점을 맞춰 구청장이 사업부지와 가까운 20여개의 단지를 직접 찾아가 주민들을 만나며 의견을 듣고 주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규모 주민설명회 외에도 500여명의 주민이 참석한 사업설명회로 가능한 많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센터 설계 내용은 은평구청 홈페이지에 전용 코너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설계내용에 대한 의견도 온라인으로 피드백할 수 있다. 건립과정에 구민 참여 체계를 구축해 지역주민과 전문가가 동시에 참여하는 협업방식 거버넌스 ‘주민참여 자문단’을 구성했다. 이러한 소통의 노력으로 현재 민원건수는 월 500여건 내외를 기록하며 4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센터는 작년 12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이후 지난 3월과 5월에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과 건설사업관리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주민들이 우려하는 환경과 안전 관련 부분이 충분히 해소될 수 있도록 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1년 3월 착공과 2023년 9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은평구 관계자는 “소통의 노력으로, 많은 지역 주민들이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필요성에 대해 이해하고 환경 등 우려하는 부분도 많이 해소됐다고 얘기한다”며 “도시기능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인만큼 시설이 쾌적하고 주민을 위한 시설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착공해 2023년 준공 예정인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조감도. 사진/은평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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