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글로벌 사업자의 국내 진출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 포털의 콘텐츠 사업 진출 등으로 미디어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의 득세에 지상파와 같은 전통 매체뿐 아니라 토종 플랫폼의 생존이 위협받는 가운데 미디어 업계에는 연대론이 떠오르고 있다. 협업과 경쟁이라는 갈림길 앞에서 사업자들의 치열한 수싸움이 이어지는 중이다.
대표적인 OTT 사업 모델로 꼽히는 넷플릭스는 매년 수십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만 약 18조원을 투입했고, 올해도 22조원을 들여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액수만 지난 5년간 누적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킹덤'의 경우 한회 투자 비용이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상파가 제작하는 드라마 한편을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평균 15억원에 못미치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그 격차가 여실히 드러난다.
문제는 국내 시장 잠식과 미디어 생태계 혼란이다. 넷플릭스가 기존 OTT 서비스 제공뿐 아니라 국내 인터넷(IP)TV 사업자와 손잡고 안방 극장에 침투하며 갈등이 증폭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의 망 사용료 계약 문제를 비롯해 기존 지상파 사업자의 부실한 콘텐츠 제작 환경 등이 그 예다. 지상파 사업자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최근
KT(030200) 올레tv의 넷플릭스 제휴를 놓고 "국가적 노력으로 구축한 정보통신망을 헐값에 해외 OTT 사업자에게 넘긴 것"이라며 "넷플릭스가 급등시킨 출연료와 작가료 등 제작 요소비용으로 인해 기존 미디어는 제작을 하면 할수록 손실만 커지는 기현상 속에 갇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디어 플랫폼 잠식에 대한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글로벌에서 통할 국내 플랫폼을 육성한다. 기존 사업자인 지상파 규제를 걷어내기 위한 시도도 진행한다. 2022년까지 국내 미디어 시장 규모 10조원, 글로벌 플랫폼 기업 5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에서 통할 OTT 육성을 위해 해외 수출하는 국산 스마트폰에 국내 플랫폼을 추천하고 다운로드까지 연결한다. 신한류 콘텐츠 펀드, 방송·영상 펀드 등 1조원 이상의 문화콘텐츠 펀드도 조성한다.
이와 함께 공동 콘텐츠 제작을 장려하는 분위기도 조성 중이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이달 초 5기 방통위 출범 후 기자들과 만나 "(OTT 협력의) 필요성은 모두가 느낀다. 살기 위해서라도 협력할 것을 만들어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며 "콘텐츠 펀드, 콘텐츠 제작 협력, 시스템 협업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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