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쌍용자동차가 점점 '벼랑 끝'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작업이 지지부진한 데다 정부는 쌍용차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해 지원을 망설이고 있어서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경영난은 심화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003620)는 지난 6월 삼성증권과 유럽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새 투자자 물색을 시작했지만 큰 진전이 없다. 비야디(BYD)와 중국 체리차가 지분을 보유한 미국 자동차 유통 스타트업 HAAH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수 의향을 표시하거나 실사를 하는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쌍용차 본사.사진/쌍용차
쌍용차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손을 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어 새 투자자 유치가 절실하다. 마힌드라는 지난 4월 23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400억원만 투입하기로 하면서 쌍용차의 지배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고 지난 6월과 이달 초에도 지분 매각 의사를 밝혔다. 보유 지분을 현재 74.65%에서 50%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마힌드라가 대주주 지위를 내려놓으면 JP모건 등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자금이 문제가 될 수 있다. JP모건을 비롯한 외국계 은행은 마힌드라가 지분을 51% 초과 보유하는 것을 조건으로 쌍용차에 총 1700억원가량을 빌려줬다. 이 조건을 이유로 상환을 요구하면 새로운 대주주의 자금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 지원은 감감무소식이다. 지원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쌍용차가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해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정회계법인은 1분기 감사보고서에서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대규모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존속 능력에 의문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산은은 자구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고 진정성에도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쌍용차가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을 비롯해 상당액의 급여를 포기하고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는 고강도 자구안을 시행 중이란 점에서 추가적인 임금삭감이나 인력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쌍용차가 이미 수당 등을 많이 줄였고 해고 노동자가 복직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는 2분기 11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 판매량은 6월에 1만대를 넘어섰다가 지난달 75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달은 생산 중단 등의 영향이 있었지만 이달 들어 일평균 판매량이 늘어났고 대기 물량도 있어 개선될 것"이라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투자자 유치와 자구노력, 판매 확대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또 마힌드라가 대주주 지위를 내려놓을 수 있다고 한 것은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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