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앞서 매각을 통해 자금 수혈을 계획했던
대한항공(003490)의 송현동 부지가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으로 공원화될 처지에 놓이자 대한항공이 국민권익위원회에 호소하고 나섰다.
대한항공은 12일 국민권익위에 "송현동 부지에 대한 서울시의 일방적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강행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의 문화공원화의 문제점 등에 대한 권익위에서 조사와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일방적으로 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서울시의 일방적 도시계획 결정 절차를 보류하도록 권고할 것을 요청했다.
대한항공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송현동 부지 자유경쟁 입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는 서울시가 이달 말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일원을 문화공원화하는 내용의 계획변경안을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 밝혀진 데에 따른 대한항공의 조치다. 서울시가 해당 계획변경안을 통과시킬 경우 강제 수용 절차를 통해 송현동 부지 취득 의사가 확정되고,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연내 매각 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통해 송현동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던 기존 결정을 급작스럽게 번복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서울시는 2010년 1월 송현동 부지를 '미대사관직원숙소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용도나 높이 등을 완화하는 등 부지의 개발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되면 대규모 쇼핑단지나 전시장, 터미널, 초고층 주상복합 등이 개발될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이런 특별계획구역 지정 결정을 뒤엎고 문화공원 지정을 추진하자 난감해진 입장이다. 또한 강제 수용 절차로 이어지더라도 서울시가 연내에 송현동 부지를 취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계획변경안 통과 이후 다른 민간 매수의향자들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 대한항공은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로 인해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가량의 긴급자금을 수혈받은 바 있다.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도 자구책의 일환이다. 다만 서울시의 공원화 및 강제 수용 의지 표명에 따라 매각 절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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