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해 검찰권 분산을 강조하면서도 경찰 수사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를 주문했다.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 등 최근 논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추미애 장관은 "권력기관 개혁은 국민의 열망을 담은 시대적 과제"라며 "법무부는 이러한 개혁으로 검찰에 집중된 과도한 권한을 분산하고, 검·경이 균형을 이뤄 민주적 형사사법 제도로 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렇다고 검찰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여전히 부패 범죄, 경제 범죄, 선거 범죄 등 중요 범죄를 수사하고, 경찰의 수사 통제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임 검사도 새로운 제도의 취지를 이해해 수사권 조정이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추 장관은 "검사는 인권감독관인 것을 절대 명심해야 한다"면서 인권보호를 위한 검찰권 행사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탄생한 기관"이라며 "검사는 인권옹호의 최고의 보루이면서 경찰 수사를 통제하고, 법률가이자 기조관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로부터 견제와 통제를 받지 않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면 필연적으로 권한남용과 인권침해가 발생한다"며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인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절제되고 균형 잡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추 장관은 텔레그램에서 발생한 'n번방' 사건을 언급하면서 "인간의 삶과 존엄성을 짓밟는 사건이 드러나 크나큰 충격을 줬다"며 "검사는 국민의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소임을 국민에게 부여받았으므로 여성과 아동,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의 권익이 침해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기추상 대인추풍'이란 말이 있다. 스스로에게는 엄격하되 상대방에게는 봄바람처럼 따스한 마음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원칙만을 앞세워 기계적으로 법을 적용하는 검사가 아니라 소외된 약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또 다른 측면이 없는가 살펴보는 혜안을 쌓아 달라"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팀과 피의자인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충돌, 이와 관련한 서울고검의 감찰 진행, 검찰 고위 간부 인사의 연기 배경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후생동 대강당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신임 검사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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