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인천시가 수돗물 유충 발생사고의 보상으로 유충이 실제로 발견된 가정에 한해 필터 구매 비용을 지원한다. 생수 구매비 등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23일 인천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돗물 유충’ 보상 가이드라인을 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보상 대상을 수돗물에서 실제로 유충이 발견된 곳으로 한정했다. 유충이 발견된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저수조 청소비를 보상하고 피해 가구에는 필터 구매비를 지원한다. 유충이 발견된 가정도 생수 구매비는 보상받지 못한다.
최근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이어지며 정수 관련 필터용품 등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2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판매 진열대에 일부 필터와 관련된 제품들이 매진되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에서는 지난 21일 오후 6시까지 수돗물 유충 누적 신고가 814건에 달하며, 지역은 옹진군을 제외한 9개 군·구이다. 실제 유충이 발견된 지역은 공촌정수장 수계인 서구·영종도·강화군과 부평정수장 수계인 부평구·계양구다.
수돗물 유충 피해 지역은 사실상 인천 전역에 해당하지만 보상 방침이 제한적이고 생수비용 등은 보상에서 제외되면서 논란도 예상된다. 특히 인천시는 유충 발생 지역에 수돗물 음용을 자제해달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인천시 대응 방침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수기필터에서 깔다구가 춤추는데 그물을 먹을 수 있겠나’, ‘시청직원들이 인천에 살지 않아서 이런 방침을 내놨을 것이다’, ‘유충 때문에 정수기 사용도 못하는데 수도요금을 그대로 받고 식수는 사먹으라니 황당하다’ 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인천시는 지난해 5월 있었던 ‘붉은 수돗물’ 사고와 관련, 붉은 수돗물 발생 기간 피해 주민과 상인의 생수 구매 비용과 피부질환·복통 등 진료비, 저수조 청소비, 필터 교체비 등을 실비 보상한 바 있다. 당시 시는 피해 보상비로 331억7500만원을 지출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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