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첫 발생 이후 반년 간 급락했던 국내 증시가 V자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증시 주도주 간에는 명암이 엇갈렸다. 언택트(Untact·비대면)로 대변되는 생활양식 변화로 현대차 등 전통 제조업의 시가총액은 하락한 반면 2차전지와 바이오·IT플랫폼 종목은 선전하면서 시총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6개월 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524조원에서 1490조원으로 2.2% 감소한 데 그쳤다. 주식시장 규모를 나타내는 시총은 코스피 지수가 연 저점(1457.64)을 기록했던 지난 3월19일 982조원까지 떨어졌지만 글로벌 국가들의 경기부양책과 저가매수 수요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그렸다.
연저점과 비교하면 시총은 51.7% 반등했다. 코스피는 1월20일 당시 2262.64에서 2201.19로 낙폭을 줄였고, 코스닥 지수는 683.47에서 783.22로 올랐다. 국내증시가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그러나 증시를 주도하는 시총 상위주의 명암은 갈렸다. 시총 상위 100대 기업을 살펴보면 지난 1월20일과 비교해 순위를 지킨 종목은 7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54개 종목의 순위는 하락했고 39개 종목만 상승했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로 시장 전반이 강세를 보이기보다 언택트 등 성장주가 랠리를 견인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국내 주식시장 대표선수 격인 톱10 종목 중에서도 6개 종목의 순위가 바뀌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7일 현재 324조7562억원으로 코로나 확진자 첫 발생(372조5114억원) 당시에 비해 12% 감소했다. 지난 1월20일 6만28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던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5만4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시총 2위를 유지했지만 시총 규모는 60조3514억원으로 17% 하락했다.
시총 3위였던 삼성전자 우선주(38조7580억원)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자리를 내주고 6위로 내려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28조9803억원에서 49조1606억원으로 64%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뒤는
NAVER(035420)(45조3367억원)가 뒤쫓고 있다.
언택트 수혜종목으로 꼽히는 NAVER는 지난 10일 장중 시가총액 50조원을 돌파하며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NAVER의 시총 차이는 3조8000억원에 불과하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 기대감을 받고 있는
셀트리온(068270)(44조2601억원)은 9위에서 5위로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의 전체 순위는 37위에서 18위로 올랐다. 이어 2차전지 대장주인 LG화학과 삼성SDI이 각각 36조4256억원, 26조3712억원으로 시총 7위와 9위자리를 차지했으며 23위였던
카카오(035720)(28조5500억원)는 8위로 등극했다.
반면
현대차(005380)는 시총 25조1060억원으로 10위에 겨우 이름을 올렸고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20일 시총 상위 8위에서 12위로 4단계 밀려났다.
LG생활건강(051900)은 10위에서 11위로 하락했고
POSCO(005490)는 17위로 6계단 떨어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주도산업이 바이오와 IT, 플랫폼 등 신사업 위주로 재편되면서 전통 제조업이 힘을 쓰지 못하는 형국인 셈이다.
실제로 시총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바이오·기술·플랫폼 관련 종목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국면 이후 저금리와 언택트, 신약 개발 기대감 등에 힘입어 소프트웨어와 게임, 제약, 바이오 업종의 주가 강세가 가속화됐다"며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전세계 증시의 공통적 현상으로 NAVER, 카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한국 주도주의 장기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단기적으로는 주가수익비율(PER) 급상승에 따른 부담이 존재하고, 외국인 수급의 연속성 부재로 하락 변동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과거 성장주들이 실적 발표를 전후로 단기 주가 조정이 빈번하게 나타났던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