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축하연설에서 반인종차별 시위 참가자 등을 ‘급진좌파’로 부르며 이들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흑인 노예와 미 원주민 인디언을 탄압한 역대 대통령 동상 철거 운동을 벌이자 역공에 나선 것으로, 백인 지지기반을 결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종차별 항위 시위자들을 맹비난했다. 사진/뉴시스
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에 참석해 “미국의 영웅들은 나치를 물리치고, 파시스트들을 몰아냈다”며 “공산주의자들을 무너뜨리고, 미국의 가치, 미국의 원칙을 구하고 세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참가자들을 독일 나치와 테러리스트에 비유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급진좌파, 막시스트, 무정부주의자, 선동가, 약탈자, 그리고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격파하는 과정에 있다”며 “우리는 증오와 불화, 불신을 조성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과거는 내다 버리는 짐이 아니다”며 “분노한 무리들이 우리의 동상들을 끌어내리고, 역사를 지우며, 아이들을 세뇌하거나 우리의 자유를 짓밟아버리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우스 다코타주의 러시모어 산에서 열린 불꽃놀이 행사 개막 연설에서도 비슷한 발언은 했다. 그는 최근 인종차별 철폐운동가들이 동상들의 철거에 나선 것을 두고 “우리 역사를 말살하고, 우리의 영웅을 헐뜯으며, 우리의 가치를 지우고, 어린이들을 세뇌시키는 무자비한 캠페인을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모어산은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4명의 전직 미국 대통령의 거대한 두상이 새겨진 공원이다. 러시모어산 중턱에 조각된 큰 바위 얼굴 4명 중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은 수백명의 흑인 노예를 거느린 농장주였으며, 루스벨트 대통령은 아메리카 인디언을 탄압한 전력이 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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