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미래차 패권 전쟁)②자율주행, 테슬라가 ‘원톱’(?)…아직 레이스 중반
현대차그룹 등 추격 나서…코로나19로 인한 투자여력 감소 변수
2020-07-06 06:00:03 2020-07-06 06:00:03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자율주행’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테슬라가 ‘오토파일럿(Autopilot)’을 앞세워 자율주행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지만 다른 업체들도 협업을 통해 추격에 나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테슬라가 선두주자로 거론된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차량의 카메라, 레이더, 울트라소닉 센서 등을 이용해 능동적으로 차량 주변을 감지해 차선 및 전방 차량과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차량 조향을 도와준다. 
 
여기에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 옵션을 추가하면 차량이 경로를 최적화하는 것은 물론 차선 변경을 제안한다. 이 기능이 활성화되면 목적지에 기반해 고속도로 교차로 및 출구로 자동 조향한다. 올해 4월에는 신호등과 표지판을 인식하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차량은 빨간색 신호등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정차할 수 있게 됐다.
 
테슬라 모델3에서 오토파일럿을 설정하는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하지만 테슬라의 오토파일럿도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기준으로는 레벨 2단계에 불과하다. SAE가 지난해 자율주행 기준을 개정하면서 레벨 3단계의 경우 고속도로 주행에서 자동차가 운전 책임이 있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레벨 2단계는 운전자가 운전하고, 특정 주행모드에서 시스템이 조향과 가속을 보조한다면 레벨 3단계는 특정 주행모드에서 시스템이 차량제어를 수행하고, 운전자는 시스템의 개입 요청 시에만 제한적으로 참여한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딥러닝으로 경쟁 업체보다 자율주행 기술에서 몇 년 앞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면서 “다만 각 국의 규제로 인해 구현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되면서 실제로는 그만큼의 격차는 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합종연횡에 나서면서 테슬라를 추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개발 및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네시스 신형 G80에는 최첨단 능동 안전 기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됐다. 적용된 주요 기술은 △고속도로 주행보조Ⅱ △운전 스타일 연동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다. 이 기술도 개정된 SAE 기준으로는 레벨 2단계다.  
 
지난해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케빈 클락 앱티브 CEO가 조인트벤처 설립에 대한 본 계약을 체결한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또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말 앱티브와 자율주행 전문 합작법인의 설립 절차를 완료했다. 합작법인의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하며, 현대차그룹의 설계, 개발, 제조 역량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융합해 자율주행 플랫폼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와 앱티브의 협업으로 차세대 자율주행 아키텍처인 ‘SVA’가 장착된다면 자율주행 기술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엔비디아와 손잡고 차량용 최첨단 컴퓨팅 아키텍처 개발에 나섰다. 이 시스템은 외부와 원격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자율주행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비슷한 방식이다. 벤츠는 오는 2024년 출시되는 신차부터 레벨4 기능이 포함된 시스템을 탑재할 예정이다. 
 
볼보자동차그룹은 지난달 29일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또한 아마존은 미국 3대 자율주행 기업으로 꼽히는 죽스(Zoox)를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자율주행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볼보와 웨이모도 최근 자율주행 기술개발 협력에 나섰다. 사진/볼보코리아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차 시장을 가장 선도할 업체는 테슬라이며, 전기차에 국한되지 않고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여러 변화를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대차그룹도 부족했던 미래차 경쟁력을 빠르게 보완하면서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당초 자율주행 레벨 3단계는 2021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밀지도 구축, 보험 등의 문제로 지연됐다”면서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투자 여력이 약화됐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5월 자율주행 분야 자회사인 ‘크루즈’ 직원의 8%가량을 구조조정했다. 포드도 상업용 자율주행 서비스를 내년에서 2022년으로 연기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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