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지난달 채권시장에 상장한 ‘현대로템30CB’가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 전환 시 차익에 초점을 맞춘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채권시세가 급등한 지금도 현대로템 주식과 채권 가격이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30%에 가까운 차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로템30CB는 이날 1만2945원에 거래를 마쳤다. 1만2500원에 거래를 시작해 한때 1만2970원까지 올랐다.
이 채권은 현대로템이 지난달 17일에 발행한 2400억원 규모 3년물 전환사채(CB)로, 표면금리는 1.0% 연수익률은 3.71%를 내걸었다. 주주를 대상으로 발행했으나 현대로템의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 등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 물량이 일반공모로 풀려 높은 47대 1이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채권시장에 상장된 현대로템30CB은 상장 첫날부터 액면가 1만원을 훌쩍 넘어선 1만1365원으로 마감했다. 24일에는 1만2000원을 돌파했고 7월1일에는 1만2430원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로템이 약속한 3년치 채권이자를 모두 선반영해도 설명할 수 없는 가격이다.
그럼에도 이 가격대에 매수세가 몰리는 이유는 주식 전환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현대로템30CB는 채권 발행 한 달 후인 이달 17일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달 17일부터 주식전환 신청이 가능하다.
전환가격은 9750원, 이는 곧 현대로템 보통주를 주당 9750원에 매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무한정 살 수는 없고 채권 보유분만큼만 가능하다. 이날 주가가 1만6100원이므로 주식으로 수령할 때까지 이 가격이 유지된다면 60% 이상의 차익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현대로템30CB를 공모할 때 참여한 투자자가 아니라 채권가격이 급등한 지금 채권을 매수해도 차익을 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현대로템30CB를 현재 거래되고 있는 1만2945원에 1000좌, 즉 1294만원어치 매입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채권 사는 데 1294만원을 들였지만 주식으로 전환할 때는 액면가로 취급하기 때문에 1000좌×1만원인 1000만원으로 평가한다.
이 채권을 들고 주식 전환을 신청하면 1000만원÷9750원=1025.6주, 소수점 이하는 현금 계산되고 1025주를 받을 수 있다.
현재 현대로템 주가인 1만6100원이 주식을 수령할 때까지 유지돼 이 가격에 팔 수 있다면, 1만6100원×1025주=1650만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투자원금인 1294만원을 제하면 355만원의 차익이 남는다. 투자원금 대비 27.5%의 수익률로, 공모투자자에 비해서는 차익이 줄어들지만 채권이자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익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이런 차익을 아무런 위험 없이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채권을 매수해 17일에 거래 증권사에 주식 전환을 신청한 뒤 주식으로 받기까지 실무 절차가 오래 걸려 해당기간 동안 주가 변동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일단 어느 증권사에 신청하든 증권사들은 신청 수량을 한데 모아 한꺼번에 주식 전환을 진행하므로 A 증권사에서 채권을 매수하든 B 증권사에서 진행하든 차이는 없다. 다만 신청물량이 어느 정도 모여야 실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주식 전환을 신청할 때 정확하게 언제 주식을 받을 수 있는지를 알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모 증권사 담당자는 “최소 2주에서 길게는 4주까지 걸릴 수 있다”고 답했다.
현재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 신청이 시작되는 17일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 이날 신청 물량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빨라야 7월31일 또는 8월4일에나 계좌에 주식이 입고될 것이다. 그때까지 현대로템 주가가 1만6100원 위에 있을 거란 보장이 없다.
만약 개별종목의 주식선물이 있다면 주식 전환 신청과 동시에 선물을 매도해서 당시의 차익을 확정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현대로템은 주식선물이 없다.
물론 반대로 그 사이 현대로템 주가가 더 올라 차익이 커질 수도 있겠지만 2~4주간 변동성에 노출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에 가까운 기대이익은 매력적인 수익률이 분명하다. 최장 4주간의 주가 변동 위험을 부담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몫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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