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임상 급증 속 갈 길 먼 국내 행보
글로벌 제약사 임상 3개월 새 10배 급증…국내사 주도는 3건이 전부
2020-06-10 15:28:59 2020-06-10 15:28:59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 세계 임상 건수가 급증한 가운데 국내에서 승인 받은 임상계획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관련 이슈로 기업가치가 급등락하고 있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는 만큼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0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 3월11일 21건에 불과했던 전 세계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은 이달 8일 264건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국내 임상시험계획이 2건에서 5건으로 2.5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해외와의 간극은 더욱 커진다. 3월11일 이전 2건의 국내 승인 임상시험계획의 경우 모두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3월2일 승인)였고, 국내사가 주도한 임상은 지난 4월14일 부광약품 '레보비르'가 첫 발을 내딛었다. 이어 엔지켐생명과학 'EC-18(5월12일)', 신풍제약 '피라맥스정(5월13일)'이 합류한 상태다. 
 
이는 지난 3월 21건으로 시작한 전 세계 임상이 4월27일 141건으로 폭증한데 비해 더딘 행보다. 이달을 기준으로 한 전체 임상 건수도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임상의 1.1%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초기 연구라고 볼 수 있는 연구자 임상 역시 전 세계적으로는 32건에서 565건으로 17.7배 늘었지만, 국내는 현재까지 7건에 불과하다. 임상에 사용되는 물질 역시 국내 품목은 전무한 상태다. 이는 아직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2%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해도 긍정적 평가가 어려운 배경으로 작용 중이다. 
 
특히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대다수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이슈를 배경 삼아 기업가치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화제성에 비해 성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다. 국내가 글로벌 확산 사태 속 성공적 방역 모델로 꼽히며 저력을 과시한 바 있지만, 치료제나 백신 개발은 또 다른 영역인 만큼 지나친 낙관은 지양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존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신종 감염병의 치료제 개발 난이도에 비해 도전 그 자체만으로 기업의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최근 국내 분위기"라며 "오랜 노하우를 쌓아온 글로벌 굴지의 제약사들 역시 아직까지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냉정한 평가가 이뤄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코로나19 관련 국내외 연구현황 및 임상시험 정보를 모두 담은 KoNECT 브리프 1호(3월13일)와 2호(4월28일)를 발간한 바 있으며, 주기적으로 임상시험 동향을 요약해 제공하고 있다. 또 한국임상시험포털(K-CLIC)에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글로벌 임상시험 현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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