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수에 힘입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5% 이상 급등한 날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한 직후였던 3월20일(5.7%)과 24일(10.47%) 이틀에 불과했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오전 11시6분 현재 2600만주를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4월 이후 최고 거래량 기록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의 상승 배경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가 있다. 외국인은 5월 이후 삼성전자를 순매수하는 날이 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순매도하는 날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5월부터 변화된 움직임이 감지된다. 5월 19영업일 중 7영업일을 순매수했는데, 모두 15일 이후였다. 5월 후반 2주 동안에는 순매수한 날이 더 많았던 것이다.
6월 들어서도 순매수하다가 장 후반에 매도를 쏟아냈으나, 오늘은 오전에만 약 200만주를 순매수하는 강한 매수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 기간 기관은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개인은 정반대 흐름이다. 언론으로부터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린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집중매수는 끝났고 5월 후반부터 순매도로 돌아섰다. 고객예탁금이 감소하지 않은 것을 보면, 매수 당시보다 주가가 오른 상태여서 차익을 실현하고 다른 종목으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 4월1일 47조원까지 증가했던 고객예탁금은 5월15일 42조원 초반까지 빠졌다가 44조원대로 회복한 상태다.
이와 같은 변화는 비단 삼성전자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카카오(035720)에 밀려 시가총액 10위 밖으로 밀려났던
현대차(005380)는 다시 10만원대 주가를 회복하면서 시총 순위에서도 카카오를 밀어내고 10위에 올라섰다.
현대차에 대한 투자 주체들의 매매패턴에서도 외국인의 순매수가 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은 역시 5월 마지막주부터 팔고 있다. 같은 업종에 속한
현대모비스(012330)도 비슷한 상황이며,
POSCO(005490)도 개인은 팔고 외국인은 사기 시작했다.
지수 반등기 금리 하락 등으로 소외돼 있던 은행주들도 여기에 동참해 이틀째 급등 중이다.
신한지주(055550)는 이날 오전 외국인이 60만주 이상 순매수 중이다. 기관도 동반 매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한 종목을 편식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3월 저점 대비 50% 이상 오른 중소형주에 비해 반등폭이 작았던 대형주들이 이제야 동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5월 들어 외국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등을 순매수하면서 5월 이후 누적 순매수 금액이 마이너스 폭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출처: 미래에셋대우>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런 상황을 실물경기는 나아지지 않아 지수가 더이상 크게 오르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주도주만 삼성전자와 은행주 등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수가 크게 오르지 않은 채 대형주가 오른다는 말은, 그동안 많이 오른 중소형주들이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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