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술에 취한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한 후 혐의를 부인한 피의자들에 대해 검찰이 유전자 감정으로 증거를 확보해 재판에 넘겼다.
의정부지검 여성·강력범죄전담부(부장 송지용)는 대검찰청 디엔에이·화학분석과의 유전자 감정으로 물증을 확보해 준강간, 성폭력처벌법 위반(특수준강간)교사 혐의로 A씨를, 성폭력처벌법 위반(특수준강간) 혐의로 B씨와 C씨를 각각 직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월5일 술에 취한 D씨를 여인숙으로 데리고 가 성폭행하고, B씨와 C에게 D씨의 만취 사실을 알려 성폭행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와 C씨는 같은 날 A씨의 말을 듣고 D씨가 잠들어 있는 여인숙을 찾아가 함께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월 의정부경찰서에서 송치된 후 B씨와 C씨는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의정부지검은 B씨 등도 성폭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이들의 유전자도 D씨의 속옷에 묻어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검 디엔에이·화학분석과에 D씨의 속옷에 대한 유전자 재감정을 의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첫 감정에서는 A씨의 유전자만 검출됐다.
대검은 유전자를 검출할 시료를 최소 단위로 쪼개 유전자 재감정을 진행했고, 그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량이 묻어있어 다른 사람의 유전자에 가려져 있던 C씨의 유전자를 발견했다.
의정부지검은 이와 같은 과학수사를 통해 물적 증거를 확보하면서 B씨와 C씨를 직구속기소했다. B씨 등은 해당 증거를 제시하자 "사실은 A씨의 교사에 따라 범행을 저지르게 됐고, A씨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피해자를 준강간한 것이 맞다"는 취지로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A씨도 직구속기소했다. 직구속은 경찰이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피의자를 검찰이 구속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구속하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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