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6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4영업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이며 개인들의 매도 물량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충격 이후 중소형주들이 주도했던 장세를 삼성전자가 이어받을지 주목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지난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900만주 넘게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매수 주문을 내고 있다.
지난주 사흘간 순매수한 금액은 4650억원 규모로 아직 눈에 띌 정도는 아니지만, 5월 중순 이후로는 확실한 순매수 기조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 들어 15일까지는 순매도를 이어왔으나 18일부터는 순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나흘 사고 사흘 판 뒤 다시 나흘째 순매수하는 중이다. 특히 기관과 함께 동반매수하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외국인은 5월에 순매도 규모를 크게 줄인 반면 순매수하는 날은 많아지고 있다. <자료: 미래에셋대우 HTS>
올해 줄곧 삼성전자 위주로 순매수 기치를 높였던 개인들은 매도물량을 내놓기 시작했다. 주가 반등이 지지부진했던 삼성전자를 버리고 성과가 좋았던 중소형주들로 옮겨 타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코로나19 충격으로 주가가 폭락했던 3월19일 이후 코스피는 40% 가까이 반등하는 동안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은 18%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중형주들은 56%, 코스피 소형주는 59% 올라 폭락 전 지수 근처에 도달했다. 코스닥은 65%나 급등, 이미 폭락 전 지수를 넘어선 상태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가 코스피의 발목을 붙잡은 셈이다. 개인들이 삼성전자 위주로 폭발적인 매수세를 보여줬지만 실제 성과는 다른 데서 두드러졌다. 이에 개인들이 삼성전자를 버리고 수익률이 좋았던 중소형 개별주로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 동안의 성과만 보면 삼성전자가 4% 상승해 1% 수준에 머문 중소형주들보다 좋았다. 이는 외국인들이 본격 순매수에 나서기 시작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개인에게서 외국인으로의 손바뀜과 함께 2개월여 시장을 달군 중소형주 장세가 삼성전자로 옮겨갈 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소형주 중에는 저점에서 2배 이상 급등하는 등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오른 종목들이 많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의 피해는 변함이 없는데 기대감으로 주가가 뛴 경우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현 지수대를 유지하면서 중소형주 대신 삼성전자로 주도주만 옮겨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도 상황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하반기 서버D램 등 D램 수요는 부진한 상황에서 공급 과잉이 지속돼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스마트폰 회복도 늦어지고 있다.
하지만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드램 투자강도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낮아져 내년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 조정은 이어지겠지만, 내년 업황에 대한 기대감에 돌아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변화에 주목했다. 코로나19로 2분기 IT제품 판매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주겠지만 역설적으로 일상생활이 인터넷, 클라우드 플랫폼 위주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김 연구원은 “재택근무, 화상회의, 온라인강의 등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했고 인터넷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확장 중”이라며 “단기에 발생한 수요 충격은 하반기가 되면 정상화될 것이고 그러면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와 OLED, 시스템반도체 등 시너지가 동시에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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