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지면서 신용경색에 따른 경제위기가 다른 신흥국들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충격에 신흥국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신흥국 증시는 올해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배인 33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이탈했다. 대내적으로 코로나발 경기침체를 억제할 통화정책 여력도 제한적인데다, 재정을 무리하게 확장할 경우 부채 위험과 신용도 부담이 높아져 경제 불안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
26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들인 스탠더스앤푸어스(S&P)와 피치는 디폴트 사태를 맞은 아르헨티나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S&P는 아르헨티나 외화표시 채무 등급을 디폴트를 의미하는 'D'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도 이날 아르헨티나 신용등급을 종전 'C'에서 'RD(제한적 디폴트)'로 한 단계 낮췄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비야데보토 교도소 재소자들이 교도소 측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활동이 충분하지 않다며 교도소 지붕에서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르헨티나 정부가 지난 22일 이자지급 유예기간이 끝난 국채들의 이자를 끝내 지급하지 못하면서 디폴트 상태에 빠진 영향이다.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향후 아르헨티나의 자금조달을 한층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채권자들과 65억달러 규모 채무 재조정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뿐 아니라 주요 신흥국들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3대 국제 신평사들은 지난달에만 76개국에 대해 신용등급을 강등하거나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피치는 지난 4월 36개국 신용등급이나 전망을 떨어뜨렸고, S&P와 무디스는 각각 27개국과 13개국에 대해 낮췄다. 코로나19로 재정 지출을 늘리면서 악화된 재무건정성이 국가신용등급을 끌어내린 것이다.
실제 신흥국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대체로 연초 대비 크게 상승했다. CDS 프리미엄은 디폴트 가능성을 거래하는 금융파생상품으로 국가부도 위험을 알려주는 지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부분의 신흥국에서 CDS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신흥국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브라질, 칠레, 페루,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의 신흥국의 CDS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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