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난제로 꼽히는 도네패질 치매 패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마저 고배를 마실 만큼 개발이 어려운 분야로 꼽히지만, 막바지 임상에 다다른 국내사가 존재하는 만큼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큐어와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등은 도네페질 성분의 치매 패치 제형 개발을 진행 중이다. 독자개발부터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공동개발까지 최선의 결과 도출에 집중 중이다.
도네페질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사용되는 성분이다.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해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치매의 완전한 치료보다는 진행을 늦추는 데 사용된다. 전 세계 10조원 규모의 치매 치료제 시장에서 7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성분 개발사는 일본 에자이다. 에자이 오리지널 품목인 '아리셉트'의 특허 만료 이후 복제약들도 쏟아진 상태다.
다만, 패치제의 경우 아직 상용화된 제품이 없는 상태다. 성분 개발사인 에자이 조차 거듭 실패할 정도로 높은 난이도가 요구되는 탓이다. 환자 특성상 임상 환자 모집 역시 쉽지 않은 분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구약 복용을 잊을 수 있는 치매환자의 약물흡수를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패치제 개발에 도전하는 곳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국내사 가운데 가장 앞선 곳은 한국과 대만, 말레이시아, 호주 등에서 글로벌 3상을 진행 중인 아이큐어다.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한 글로벌 임상일 뿐만 아니라 연내 결과 도출이 기대될 만큼 진척된 상황이다. 회사 측은 오는 7월 임상 종료 이후 11월 결과를 도출, 연내 국내 허가를 시작으로 출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미국 시장 역시 오는 10월 임상 계획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대웅제약과 동아에스티는 1상 중이며, 마이크로니들 패치 전문 업체 라파스와 공동 개발 중인 보령제약은 이달 1상 계획을 승인받은 상태다. FDA권고에 따라 국내 식약처가 1상 완료만으로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는 조항을 만들었지만, 해외 허가를 위해선 재차 임상에 나서야하는 만큼 해외 진출은 상대적으로 더딜 전망이다.
지난해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치매극복 박람회에서 참가 어르신이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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