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인 18일 광주로 총 출동한 여야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5·18 정신을 적극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우선 법안으로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을 제시한 데 이어 미래통합당도 '반성 모드'로 전환하면서 당 일각의 '5·18 망언'에 거듭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광주 영령들의 뜻을 받들어 화해와 치유를 위한 진상규명과 민주주의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앞장서겠다"며 조속한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왜곡된 역사와 은폐된 진실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며 "역사를 바로 세우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는 첫 단추는 5·18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역사의 가해자에게 응분의 책임을 지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찬(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8일 제40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 뉴시스
그는 "5·18 역사 왜곡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유공자 명예 회복 등을 위한 5·18 민주화 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과 5·18 민주 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5월 정신'을 뒷받침하는 법안들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여야가 함께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에도 5·18 관련 법 국회 처리 협조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5·18 당시 발포 명령자에 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 하면서 21대 국회에서 진상조사위에 강제 조사권을 두는 내용의 5·18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열린민주당도 논평에서 "이제 남은 과제는 완벽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고 했고, 민생당은 "40주년을 맞아 광주 정신을 되새기며 더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역시 "5·18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여야가 모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5·18 민주화 운동을 대하는 통합당의 태도는 달라졌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국립 5·18 민주 묘지를 방문, 참배했다. 과거 5·18 관련 망언에 대해서도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다.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극우 세력과 선을 긋고 중도층 외연 확장을 위한 첫 시도라는 평가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우리 당은 단 한 순간도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폄훼하거나 가벼이 생각한 적 없다"며 "당 일각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있어 왔다. 희생자와 유가족, 상심하셨던 모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사죄하기도 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5월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며 "내년부터 꼭 광주 추념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고, 유승민·장제원·김용태·유의동 의원과 당선인들도 앞다퉈 광주를 방문했다.
황규한 부대변인은 "통합당 일부 인사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유가족과 국민들 마음에 상처를 더한 것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오늘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광주 방문은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부대변인은 "40년 전 오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부당한 공권력에 항거한 위대한 광주 시민들이 계셨다"며 "숭고한 5월 정신을 되새기며 그 뜻을 이어받아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통합당의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은 기념식에는 초청받지 못했지만 민주 묘지를 당 차원에서 방문했다. 당선자들과 함께 민주 묘지에 참배한 원유철 대표는 "5·18 민주 항쟁에 담긴 광주 시민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그들의 고귀한 희생과 유가족 분들의 아픔을 위로해 드리기 위해 광주를 방문했다"며 "5·18 광주 민주 정신을 계승하고 기릴 것"이라고 방명록에 기록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