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참여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한층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대만이 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을 지지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옵서버는 발언권은 있지만 의결권은 없는 참여국을 말한다. 대만은 친중 성향의 마잉주 총통이 집권한 2009년부터 2016년까지는 WHO 옵서버 자격을 얻었지만 반중 성향인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후 중국과 관계가 악화되면서 옵서버 자격을 상실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뉴시스
이번 법안은 “대만은 세계 보건 위기 때마다 크게 기여한 모범 국가이며, 세계 보건 협력에서 대만을 배제하는 것은 팬데믹으로 초래된 위험을 더욱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법안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대만의 WHO 옵서버 자격 회복을 도울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법안 통과는 대만에 대한 미국 의회의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WHO는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대만이 코로나19 방역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자국의 ‘모범 방역’을 내세우며 WHO 가입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은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 2005년 대만의 WHA 참여를 막는 내용의 비밀 양해각서를 WHO와 체결했다”며 “이런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더 강력한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8∼19일 열리는 WHO 총회에서 대만의 WHO 참여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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