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견 조선소 대선조선과 한진중공업이 매물로 나왔다. 조선업 불황 속에도 지난해 경영 실적 개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코로나19 사태를 딛고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겠냐는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매각주관사인 삼일PwC를 통해 대선조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대선조선 매각 관련 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조선 매각작업은 스토킹호스(Stalking-horse)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킹 호스는 예비 매수자를 미리 내정해놓고 공개경쟁 입찰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M&A(인수합병)가 무산돼도 예비인수자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할 수 있다.
대선조선소 전경. 사진/뉴시스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로 있는 한진중공업도 매각 절차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채권단은 산은에 한진중공업 M&A에 동의하는 결의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 경쟁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국책은행이 중견 조선소 매각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배경에는 조선소 경영성과가 호전됐기 때문이다. 대선조선은 2018년 42억원, 지난해 11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진중공업도 지난해 자본잠식에 빠지게 했던 필리핀 자회사 수빅조선소를 매각해 부실 리스크를 떨쳐냈다. 조선과 건설 사업으로 지난해 7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작년 두 조선소 모두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며 "국책은행 입장에서 실적이 좋았을때 매각 하려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사진/뉴시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견조선소 매각 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발주 시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전 세계 발주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7% 하락했다.
전 세계 조선업계가 수주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 시장이 중형조선소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지금은 조선소를 매물로 내놓기엔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며 "올해 안에 매각될 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또 조선소가 매각 되더라도 다른 용도로 전환되는 것보다는 건조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선소 야드 부지만 인수해 다른 용도로 전환되면 우리나라에는 소형선이나 고속정 등을 건조할 조선소가 사라지게 된다"며 "중형조선소가 남아 있어야 기자재업체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조선소가 사라지는 것은 업계 전체에 손실이 생기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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