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이 제조·유통업체 관계자를 대거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보건용품 유통교란사범 전담수사팀(팀장 전준철 반부패수사2부장)은 3명을 구속기소, 27명을 불구속 기소, 9명을 약식 기소하는 등 총 40명을 입건해 처리했다고 14일 밝혔다.
수급 단계별로 보면 마스크 제조·포장업체 관련자가 15명, 마스크 유통업체 관련자가 23명, 필터 생산·유통업체 관련자가 2명 등 40명이 입건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B씨 등은 운영 중인 업체가 무신고 생산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자 새 업체를 설립한 후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또 다른 업체의 기계를 옮겨와 제조업 신고와 품목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마스크 842만장을 제조·판매하는 등 약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마스크 410만장을 무자료 거래하거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등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C씨는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제품명, 제조원 등 표시가 없는 미포장 상태의 속칭 '벌크 마스크' 60만장을 3억6000만원에 유통하는 등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D씨와 E씨는 지난달 마스크를 독점으로 공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는데도 피해자에게 가짜 공장을 보여주면서 계약금 1억3000만원을 편취하는 등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F씨는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총 16회에 걸쳐 MB 필터 2721㎏에 대한 생산과 출고량 등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아 긴급수급조정 조치를 위반하는 등 물가안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G씨도 같은 기간 필터 공급 대가로 마스크 제조업체로부터 마스크 총 7만2000장을 받아 판매했는데도 그 판매량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신고하지 않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2일 코로나19 대응 TF 내에 보건용품 유통교란사범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현재까지 약 6주간에 걸쳐 전 제조·유통 단계에 걸쳐 약 70여 업체에 대한 합동 점검과 압수수색을 병행했다. 이번 수사와 점검 과정에서 공적 판매 절차 등을 통해 약 600만장의 마스크가 시중에 유통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필터의 생산·수입에서부터 마스크의 제조·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수급 단계별 문제점과 개선 필요 사항에 대해서 지난달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관계 부처에 전달해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필터 수입 물량은 없고, 국내의 필터 증산이 어려운 실정 등을 고려해 박테리아 차단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BFE95 마스크를 '코로나 전용 마스크'로 생산하도록 적극적으로 건의했다. BFE95 마스크는 KF94 마스크와 비교해 60%~70% 수준의 효과가 있고, 원단은 절반 정도만이 필요해 2배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마스크 수급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고 판단해 전담수사팀 체제를 유지하되 편성 시 투입했던 검사를 기존 소속 부서에 복귀시킨 상태에서 관련 수사를 계속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4차 감염·무증상 감염 우려 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마스크에 대한 지속적인 수급 안정은 코로나 감염 예방에 있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마스크 등 보건용품에 대한 수급을 방해하는 유통교란 사범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과 수사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서울 시내 한 약국의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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