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넘어 해외축구로 옮겨붙은 '삼성·LG TV 전쟁'
매주 수억명 시청에 중계권료만 8조원…무궁무진한 시장성
2020-03-10 05:53:20 2020-03-10 05:53:2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 전쟁'이 해외 프로축구 영역으로까지 옮겨붙었다. 양사는 지구촌 수억명 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해외축구에 8K 콘텐츠를 접목해 자사 TV 우수성을 알린다는 전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이자 축구 국가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소속팀이기도 토트넘 홋스퍼와 협업해 이르면 이달 말부터 8K 해상도로 촬영한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을 LG 시그니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8K TV를 통해 독점 시연한다. 이제 영국 소비자들은 현지 주요 전자제품 매장 안에서 현장감 넘치는 영상을 체험하게 된다.
 
LG전자 모델들이 LG 시그니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8K TV로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를 즐기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의 이번 '손흥민 마케팅'은 지난해부터 해외축구 8K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영국 법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EPL 주관 방송사인 'BT스포츠'는 이날 런던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 아스널(잉글랜드)과 올림피아코스(그리스)의 경기를 삼성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TV로 실시간 송출하는 시연을 벌였다. 삼성은 지난해 7월에도 카메라 6대를 동원해 손흥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출전한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2019' 장면을 8K 화질로 담은 바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해외축구를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매주 해외축구를 지켜보는 팬들이 상당수이고 시장 크기도 엄청나 자사 8K 기능을 알리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EPL 경기가 열릴 때면 영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등 세계 200여개국 수억명의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박지성이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해외 팬만 해도 수억명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지난해 7월21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2019 토트넘과 유벤투스의 경기가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TV를 통해 촬영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PL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시즌 간 영국 내 TV 중계권료로 BT스포츠 등으로부터 51억파운드(약 8조320억원)를 받았다. 한 경기당 170억원의 돈이 오갈 정도로 시장 자체가 엄청나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북미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가 2020 도쿄 하계 올림픽 중계권료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지불한 것을 생각할 때 해외축구 시장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양사는 박지성에 이어 EPL 대표적인 한국인 스타로 발돋움한 손흥민을 통해 '코리아'의 이미지를 알리고 자연스럽게 자사 8K TV를 홍보하고 있다. 결국 궁극적인 타깃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해외축구 팬들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EPL 첼시의 메인 스폰서로 활동했고 LG전자는 손흥민이 활약 중이었던 레버쿠젠(독일)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후원하며 해외축구 팬을 겨냥한 스포츠마케팅을 진행했다.
 
손흥민이 레버쿠젠 소속이던 지난 2014년 7월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의 친선경기에서 공을 다투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 관계자는 "먼저 TV 화질 관련 마케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있어야 하고 그 콘텐츠를 만들려면 그 안에 돈이 있어야 한다. 풍부한 시장 규모를 가진 스포츠나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쪽에서 먼저 화질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라며 "스포츠의 경우 미국프로풋볼리그(NFL)와 EPL이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자랑한다. 양사가 이번 해외축구 8K 콘텐츠를 만든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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