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코로나19' 극복 대책과 관련해 "(중국에서) 부품 긴급 운송 시 항공운임에 대한 관세율 인하를 적극 검토 중"이라며 "한중 항공노선 감편이 최소화되도록 국토부 장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관광, 유통, 숙박 등 영향이 큰 업종별 대책을 내주부터 발표하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및 주요 경제단체장 등이 참석한 '코로나19 경제계 대응' 간담회에서 기업들의 요청사항을 듣고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자동차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는 항공운송으로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며 "항공관세를 해상운송 기준으로 한시적으로 인하해 달라. 항공운임은 (해상보다) 30~50배 차이가 난다. 특례적용을 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한중 항공화물 운송이 폐쇄되면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웨이퍼의 조달에 차질이 발생한다"면서 화물 운송 항공편 유지를 제안했고,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관광, 유통 영세사업자가 걱정된다"며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세제나 재정지원 등 특단의 대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제인들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대응, 코로나 방역 등의 연이은 사태로 정부의 대응이 응집력이 높아졌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정리된 이후에는 규제혁신, 서비스산업 육성 등 중장기적 정책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특별연장근로 신청이 늘어나 기업의 숨통을 트인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유연한 근로시간을 위한 입법, 탄력근로제의 국회 통과가 안 됐다"며 조속한 입법 추진을 부탁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작년에) 소부장 정책 마련에 신속대응했고, 코로나는 그보다 더 신속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새로운 정책이 일선현장에 적용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감사원의 감사우려로 (일선 공무원의) 적극행정이 곤란하므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청와대에 두 가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주재원과 그 가족들에게 문 대통령께서 영상격려 메시지를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내수진작 차원에서 점심을 외부 식당에서 이용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저녁 회식도 활성화했으면 한다"며 "주 52시간에 저촉될지의 우려를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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