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11년만에 평택공장에 출근했다. 이에 사측은 “경영상황이 어렵다”면서 복직에는 난색을 표했다.
쌍용차 해고자 46명은 7일 오전 8시 평택공장에 출근한 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지난 2009년 6월8일 해고된 후 만 10년7개월만에 그리운 공장으로 돌아왔다”면서 “원래 2019년 12월31일자로 부서배치를 받아야 할 마지막 남은 쌍용차 해고자들은 아직도 배치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부서 및 업무배치를 요구할 것이며 회사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모든 법적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고자들은 기자회견 후 본관 로비에서 농성을 진행하면서 예병태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오전 10시40분부터 시작된 간담회에서 한 해고자는 “여기 모인 직원들은 현장에 복귀하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할 분들”이라며 “복직이 되면 회사가 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쌍용차 해고자 46명은 7일 오전 8시 평택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금속노조 쌍용차 지부
김 지부장도 “회사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그 몫을 하고 싶다”면서 “극단적인 대립은 원하지 않으며 회사에서도 결단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예 대표는 “오늘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니 저도 아픈 마음”이라면서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회사가 쉽게 복직 연기를 결정한 게 아니며, 저도 경영자로서 많은 고민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상황으로 어쩔 수 없이 복직이 연기된 점에 죄송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좋은 환경을 만들어 여러분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다만 복직 시점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8년 9월 쌍용차 노사와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해고자 119명 전원 복직에 합의했고 같은해 12월31일 70여명이 일터로 복귀했다. 남은 46명은 지난해 7월 재입사해 올해 1월2일부터 출근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노사 합의로 복직이 무기한 연기됐다.
쌍용차 해고자 46명이 7일, 11년만에 평택공장에 출근했고 시민단체 등이 꽃다발을 증정하고 배웅했다. 사진/뉴시스
한편, 쌍용차 측은 경영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해고자 복직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금액은 1821억원으로 전년 동기(578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16년 4분기 8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후 지난해 3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해 총 판매대수는 13만5235대로 전년(14만3309대) 대비 5.6% 감소했다.
노사는 지난해 9월 경영정상화를 위해 근속 25년 이상 사무직 대상으로 안식년제 시행, 의료비 및 학자금 지원 축소,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 명절 선물 지급 중단 등 22개 복지 항목에 대한 중단 또는 축소를 담은 자구노력 방안에 합의했다. 또한 12월에는 상여금 200% 반납, PI 성과급 및 생산격려금 반납, 연차 지급율 150%에서 100% 변경 등의 방안을 추가로 마련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위기극복을 위해 노사 모두 희생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고근로자들에게도 회사의 어려운 상황으로 복직이 부득이하게 미뤄지고 있는 점을 설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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