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공영쇼핑이 2020년 개국 5주년을 앞두고 만년 적자 탈출을 위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영 효율화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을 통해 흑자 기조를 달성하고 숙원 사업인 사옥 건설에 한 발 더 다가서겠단 계획이다.
공영쇼핑은 내년 1월1일부터 공공기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수평적 호칭 제도를 도입한다. 부장, 차장, 과장 등의 직급별 호칭을 없애고 최창희 공영쇼핑 대표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은 '님'으로 서로를 부른다. 연공서열 중심의 조직 문화를 능력 중심으로 바꿔가기 위함이다.
조직개편도 단행한다. 기존 4본부, 10실, 36팀을 4본부, 9실, 35팀, 1센터로 전환한다. 4본부 중에서는 마케팅본부가 가장 큰 변화를 맞는다. 고객지원실을 CCM센터로 변경하고 편성마케팅팀을 신설한다. 본부 직속으로 '더 블랙팀'을 만들어 흑자 달성을 위한 내년도 사업 운영과 기획 상품 개발·운영 총괄을 맡긴다. 경영지원본부에서는 기존 경영지원실이 커뮤니케이션실로 명칭을 바꾼다. 기존 경영지원실에 속했던 인사팀, 경영관리팀이 경영전략실로, 경영전략실 내 대외협력팀과 홍보팀이 커뮤니케이션실로 이동한다.
아울러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도 실시한다. 비상경영체제의 일환으로 아직까지 규모나 조건 등 세부 사항이 결정되지는 않았다. 회사 측은 희망퇴직을 통해 기존의 관료문화를 타파하고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내 조직 내 긴장감을 불어넣으려 한다.
새롭게 리뉴얼된 공영쇼핑 홈페이지. 사진/공영쇼핑 홈페이지 캡처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통한 이미지 개선도 꾀한다. 공영쇼핑은 지난 18일 새롭게 단장한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최 대표는 "공공기관의 홈페이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에 따르면 새로운 공영쇼핑의 홈페이지는 '한 번 방문하면 최대한 오래 머무를 수 있는 홈페이지'가 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공영쇼핑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도 기꺼이 공개하고 이에 대한 반박·해명도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 소통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변화들은 '흑자 달성'이라는 목표로 수렴된다. 공영쇼핑은 지난 2015년 7월 '중소기업과 농어업인을 위한 혁신적 판로개척'을 목표로 설립됐으며, 지난해에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올 상반기 기준 누적 적자가 456억원에 이를 만큼 경영 상황은 심각하다. 민간 홈쇼핑업체보다 낮은 판매수수료, 중소기업 제품 의무 판매 비율 등 공영쇼핑의 정체성인 '공공성'에 발목을 잡힌 까닭이다.
최창희 공영쇼핑 대표이사가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최 대표는 수익이 나기 전까지는 사옥 건설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뉴시스
공영쇼핑은 내년에는 반드시 흑자 전환의 발판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Go into the black(흑자로 간다)를 내년의 슬로건으로 잡았다"며 "내년을 꼭 기대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8월부터는 많지 않은 규모지만 조금씩 흑자가 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장기적으로는 숙원 사업인 사옥 건설을 추진한다. 지난 4월의 송출 중단 사고도 결국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한 사옥이 없었기 때문이란 항변이다. 다만 올해 국정감사에서 약속한 대로 흑자를 우선 달성한 후 본격적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지난 9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군포시로의 이전이 가장 유력하다. 공영쇼핑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사옥 이전보다 수익 창출 등 내실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군포시를 포함한 여러 후보군을 놓고 다각도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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